2021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번 코너의 주인공으로 조상구씨에게 인생 영화를 물었다. 조상구 씨는 대답 대신 몇 개의 영화 목록을 만들어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거기에는 문라이트(2016), 세일즈맨(2016).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6),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2016), 미라클 프롬 헤븐(2016)’ 등의 영화가 소감문과 함께 들어있었다. 이들 중 2편을 함께 감상해 본다. -‘문라이트(2016)’ / 배리 젠킨스 감독, 마허샬라 알리 주연 이 영화는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수상한 옴니버스 3부작이다. 리틀, 샤이론, 블랙으로 구성된 성장 영화로 아이덴티티(자신의 정체성), 퀴어(동성애), 마약상과 할렘가 같은 빈민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이 영화는 뚜렷한 이야기가 없다. 그저 옛날 좋아하던 어릴 적 친구를 다시 만나 자신에 대해 분명히 알게 된다는 영화다. 외형적 액션이나 내러티브, 즉 이야기가 주는 재미보다는 주인공들의 심리에 관한 묘사, 거기다 물 흐르는 듯한 카메라. 달빛 아래서는 흑인도 똑같이 푸른색으로 보인다는, 아무것도 아닌 듯 하면서도 인류 평등의 위대한 진리를 말하고 있는 영화다. 이 안에 나오는 대사들도 좋다. 어느 평론가가 말한 것처럼 마치 한편의 시를 읽는 듯한 영상이다. 전혀 동적인 영화도 아니면서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거기에 얼굴도 나이도 전혀 다른 세 명의 배우들이 각각 다른 세대를 연기하지만, 마치 한 배우가 연기 하는 것처럼 보이는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보고 나면... 괜히 그 주인공이 생각나면서 애잔해지는 영화. 우리를 사색하게 만들고 나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인물인데도 그게 마치 바로 나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나의 의지와 나의 결정을 묻는 듯한 영화이기도 하다. 두 시간이란 런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미라클 프롬 헤븐(2016)’ / 제트리시카 헤븐 감독 / 제니퍼 가너, 마틴 헨더슨, 카일리 로저스 주연 이 영화는 열 살 먹은 여자 아이의 투병기와 부모의 간증을 다루었다. 장이 운동을 하지 못해 음식물이 썩으면서 장이 부패해가는 병을 앓고 있는 여자아이. 그 아이가 죽을 고비를 넘기다가 천국에서 하나님을 만나 병이 나았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실화다. 아이의 엄마는 말한다. 아이의 병이 나은 그 자체가 기적이 아니라 자신이 아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동안, 자신 만큼이나 같이 애쓰고 도와주고 기도해준 모든 사람들, 그들의 사소하면서도 보이지 않았던 그 행동들이 진정한 기적을 만들었다고! 아인슈타인은 기적이란 건 없다고 믿는 사람과 인생의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들, 두 부류가 있다 말했다. 하지만 이 시대의 기적은 예수님이 물 위를 걷는다거나 산상설교에서 몇 조각 빵과 포도주로 그 많은 사람들을 모두 먹였다는 그런 기적이 아닌 사소한 기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길을 가면서 차에 치이지도 않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운석에 맞아 죽지도 않고 상한 음식을 먹고 죽지도 않으며 암에 걸리지도 않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모두 기적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소한 기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도, 어머니가 나를 위해 차려주는 맛있는 음식. 내 자식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 산들바람.... 별. 달, 밤하늘... 이런 모든 것들이 사실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기적이다. 기적은 우리 주위의 모든 곳에 있으며 선한 마음, 사랑, 기적을 일으키게 만드는 사랑의 집합체들로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라 역설하는 영화이다. 기적은 사랑이므로 이 시대는 사랑이 기반이 된 사회, 도덕과 윤리와 양심이 존중 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 조상구 배우: 본명 최재현. 이현세 화백의 원작 ‘공포의 외인구단’을 이장호 감독이 영화화 한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에서 늦깎이 야구 선수 조상구 역을 맡아 유명세를 타며 조상구라는 예명을 얻었다. SBS 드라마 야인시대(2002~2003)에서 전설의 주먹 시라소니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연개소문, 식객, 타짜, 김수로, 무신, 징비록, 장영실 등 방송사를 불문하고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지금은 야인시대에서 문영철 역할로 함께 출연한 배우 장세진 씨와 함께 유튜브 ‘웃긴형들’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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