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1년 모차르트는 마침내 빈으로 간다. 빈에서 음악생활의 승부를 건 모차르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요제프 2세가 발주한 오페라를 만들게 된 것이다. 바로 후궁탈출(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1782년 초연)이란 오페라다. 이탈리아어가 아닌 독일어로 만들었다. 해적에 납치되어 터키에 팔려온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모차르트의 부인이름과 같은 콘스탄체다. 모차르트는 빈에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잡았고 성공시킨다. 요제프 2세의 신임도 한층 두터워졌다. 빈에서의 10년 동안 모차르트는 거의 매해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를 오페라의 거장이라고 말할 때, 이 작품들을 빼놓을 순 없다. 바로 다 폰테 3부작이다. 피가로의 결혼(1786), 돈 지오반니(1787), 코지 판 투테(1790).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막장 부파(buffa)라는 점이다. 당시의 문란했던 성(性)의식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시대극을 다룬 내용도 좋지만 세련된 음악이 오페라를 명작으로 만들었다. 벌써 200년이 훌쩍 넘은 작품들이지만 여전히 요즘 오페라극장들의 레퍼토리 목록을 굳건히 차지하고 있다. 먼저 피가로의 결혼부터 살펴보자. 피가로의 결혼은 18세기 프랑스 극작가인 보마르셰(1732-1799)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이탈리아의 파이지엘로(1740-1816)가 1782년 오페라로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날 세빌리아의 이발사라고 하면, 파이지엘로가 아니라 로시니(1792-1868)가 떠오른다. 그 이유는 로시니가 초연한 1816년 바로 그 해에 파이지엘로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과 함께 작품도 잊혀졌다. 보마르셰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은 ‘죄지은 어머니’다. 전작을 오페라로 만든 사람들이 모두 천재급 작곡자들이어서 어느 누구도 선뜻 이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죄지은 어머니는 거의 200년이 지난 1966년에 프랑스의 작곡가 미요(1892-1974)가 무대에 올렸다. 부인이 극작가로 남다른 케미를 발휘했지만 자주 무대에 오르는 공연은 아니다. 피가로의 결혼은 귀족의 초야권(初夜權)을 건드린다. 전편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피가로 덕에 로지나와 결혼한 알마비바 백작은 속편인 피가로의 결혼에서 음흉한 심보를 드러낸다. 피가로의 결혼 상대인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은 것! 하지만 백작부인 로지나와 하녀 수잔나는 협력하여 알마비바 백작을 골탕 먹인다. 알마비바 백작은 수잔나가 편지로 알려준 은밀한 장소로 나갔지만, 정작 모습은 나타낸 건 부인 로지나였던 것이다. 백작을 유인하는 편지를 만들 때 로지나와 수잔나가 함께 부르는 이중창 아리아 ‘산들바람은 불러오고’, 일명 편지이중창이 유명하다. 이 아리아는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 분)가 죄수들을 위해 틀어 준 음악으로 쓰여 더욱 유명세를 탔다. 황량한 감옥에 갇힌 죄수들은 이 노래로 잠시나마 가슴 벅찬 자유를 느끼게 된다. 그들은 대부분 이탈리아어로 된 아리아의 가사를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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