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지역 역사문화편찬위원회(위원장 최창식)가 지난 2019년에 출판한 ‘불국지역 향토사’에 이어 최근 ‘불국지역 향토사 사진집’을 발간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진집에는 ‘불국지역 향토사’에 수록한 사진들을 비롯해 비수록 사진, 추가로 수집된 사진들을 함께 엮어 출간했다. 사진집은 제1편 ‘불국동의 어제와 오늘’과 2편 ‘문화재’ 두 영역으로 구분돼 있다. 지역의 변천 과정을 담은 ‘불국동의 어제와 오늘 영역’에는 불국동의 8개 법정동 내 각 마을의 모습과 동사무소, 농협, 학교, 불국사역 등 행정·공공기관 및 교육기관, 그리고 지역에 소재했던 병·의원이나 시장 등 근린 생활 공간의 변화, 지역에서 발생했던 사건 등을 사진에 기록했다. 또한 덕봉가(德峯家)에서 나온 자료로 현재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 덕봉 이진택(德峯 李鎭宅, 1738~1805)의 ‘홍패(紅牌, 1780)’와 후손들의 ‘백패(白牌)’ 등 교지와 지역 사교육의 근거자료가 되고있는 ‘유민첩(諭民帖, 1882)’, ‘소지(所志, 1886)’ 등 귀한 사료(史料)들을 수록하고 있다.
‘문화재 영역’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불국사와 석굴암을 비롯해 지역의 인근 문화재 및 사적의 옛 사진들이 수록돼 있다. 특히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로 들어가는 시기이자 ‘카메라’ 라는 문명의 기기가 우리 역사에 미치기 시작할 무렵에 일제가 문화재 수탈을 위한 ‘한반도 문화재 연구 조사’란 명목으로 시작한 조사보고서와 유리건판들에 담긴 사진들이 실려 폐허를 방불케 하는 당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문화재의 현존하는 최초의 사진이라 할 수 있는 1902년의 불국사 사진과 1909년 4월에 촬영된 석굴암의 사진, 1926년 10월 스웨덴의 칼 구스타프 황태자 부부 일행과 1927년 4월 영친왕 이은과 이방자 여사 부부가 석굴암을 방문했던 귀한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석굴암의 보수공사 준공식(1964. 7. 1), 성덕왕릉, 원성왕릉, 방형분 등 인근 사적지의 옛 사진들은 한눈에 보는 우리 문화재의 변천을 살피는 중요한 기록자료다.
최창식 위원장은 “질곡의 세월에 묻히고 잊혀져 갈 향토의 역사들이 뜻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애향심으로 ‘불국지역 향토사’를 만들어냈고, 이제 ‘불국지역 향토사 사진집’을 마무리함으로써 그동안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을 모두 내리게 됐다”면서 “향토사를 준비하던 4년과 2년에 가까운 사진집 작업까지 6년여 시간을 합심해준 편찬위원과 모든 작업을 맡아준 손익영님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하지만 후손들이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르게 인식하고 이해하여 향토 사랑을 실천하는 장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불국지역 향토사’를 비롯해 이 책이 나오기까지 편집총괄기획 및 사진 해설을 전담한 손익영(계간 ‘동리목월’ 편집국장) 씨는 “합심해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주신 편찬위원회 위원들의 내 고장에 대한 강한 애향심과 자부심이 만든 산물”이라면서 “1980년대까지 카메라가 귀했던 시기의 지역 사진들이 별로 남아있지 않아서 만시지탄이란 말이 절실하게 와닿았다. 그래선지 참고할 수 있는 자료집에서 단서를 찾아내 의뢰했던 희귀한 사진이나 ‘이복우 선생의 광복회 사무총괄 중책 역임’ 같은 굵직한 사료를 입수했을 때는 늦은밤에 잠자리에 들고도 설레어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려운 여건에서 사진집까지 마무리할 수 있어서 보람이자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불국지역 역사문화편찬위원회는 2019년 2월 ‘불국지역 향토사’(도비·시비 일부 지원 2500부 발행)를 출판해 지역민 및 출향인에게 배부한 바 있으며, 이번 사진집은 자체에서 경비를 마련해 소량 한정판으로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