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오래된 정미소에서 황리단길의 문화중추로 자리매김한 황남정미소가 점차 경주문화의 보고로 승화되는 모습이다. 이 정미소 주인은 경주 출신 재미 화가 김영길 작가. 그가 뉴욕에 거주하면서 관리가 되지 않는 정미소를 사회적 기업 ‘㈜사랑의 집수리 망치와 벽돌’ 대표로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이정환 씨에게 사용을 허락하면서 낡은 정미소가 황리단길의 명소로 도약했다. 이정환 대표는 지난 3월 이곳을 사비를 들여 수리해 전시 및 공연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단장을 마친 황남정미소의 활약은 지난 4월 4일 경주어반스케치 회원들이 전국행사를 여는 것으로 첫 포문을 열었고 5월에는 경주 어린이들의 꿈을 그린 ‘도화지애(愛)’전을 열어 다시 주목을 받았다. 8월에는 박수미 작가 개인전이 열렸고 9월에는 류정훈 작가의 ‘Cerulean-반짝이는 파랑의 기억들’전이 열렸고 MBC 피디로 활동하던 최부식 씨가 자신이 수집한 국내외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소장전 형식으로 열기도 했다. 10월에는 미술교사 출신으로 필리핀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정광화 목사가 전시회를 열어 그림을 판매한 수익금이 선교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는 의기투합한 여섯 명 사진작가의 합동전시회 Arbol6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사진 전시 뿐 아니라 눈에 띄는 다양한 이벤트도 곁들여졌다. 장애나 질병이 있어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지역공동체 ‘나우’의 ‘찾아가는 나우 설명회’가 열렸고 이 행사에 곁들여 미니 콘서트로 가수 이한철씨의 공연도 열렸다. 뿐만 아니라 사진전에 걸맞은 행사로 작가와의 만남과 사진특강도 마련되어 사진 공부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사진전을 보면 황남정미소가 전시 공간의 넓이와 상관없이 이미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소통하는 종합문화공간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개관 반 년 남짓 만에 황리단길 문화 허브로 자리잡은 황남정미소의 이런 활동들은 자칫 먹자골목으로 전락해 성장동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황리단길에 엄청난 에너지를 제공한다. 때문에 황남정미소를 단순한 지역 문화인들의 전시공간쯤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이 공간을 지역문화 증진과 황리단길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의 가교로 증폭시키는 구상이 필요하다. 황남정미소가 앞으로도 이 같은 문화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주 관광문화를 책임지는 정책입안자들의 포괄적인 지원방안이 절실하다. 지난 11월 22일 이정환 씨 페이스 북에 올라있는 사진전과 관련한 다양한 사진들을 보며 황남정미소의 성장을 되짚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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