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022년도 본 예산안 1조5650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올해 본예산 1조4895억원 보다 755억원 증액됐다. 일반회계는 1조3850억원, 특별회계 470억원, 공기업특별회계 1330억원 규모다. 경주시가 경주시의회에 제출했던 당초예산은 2020년 1조4150억원, 2021년 1조4895억원으로 매년 증액됐으며 내년도는 1500억원이 넘어설 정도로 예산규모가 커지고 있다. 경주시 당초예산이 2015년 1조원을 넘어선 후 7년 만에 예산 규모가 1조6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는 규모다. 경주시는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대비 5.1% 늘어난 것은 재정분석과 진단을 통해 보통교부세를 1280억원 이상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는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시민들의 빠른 일상회복을 위한 민생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안전망 구축은 물론 대규모 투자사업 배분 등에 역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했다. 각 분야별로 보면 사회복지·보건분야(31%)와 교통물류 및 국토 지역개발(16%)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산림해양 산림과 산업․중소기업(14%), 공공질서 안전 및 환경분야(8%), 문화 및 관광분야(8%), 일반공공행정분야(6%) 등의 순이다. 사업별로는 위드 코로나 시대 관광르네상스 사업인 문화예술공간 활성화 및 관광서비스 시설환경개선지원 등 15억원, 도시경관개선사업인 서라벌 황금정원 프로젝트 36억원, 차별화된 경관정책 사업인 신라의 달밤 황금조명 78억원을 편성했다. 폐철도 활용사업인 동천·황성 도시숲 조성 100억원, 지하차도 구조개선 25억원, 황남·안강 화물자동차 등 공영주차장 조성 136억원, 강변로 개설 마무리 29억원, 감포중앙도시계획도로 마무리 25억원 등을 배정했다. 이외에도 차량용 첨단소재 성형가공기술 고도화 기반구축 38억원, 탄소소재 부품 리싸이클링 기반구축 27억원, 농어민 수당 지원 114억원, 삼광벼 재배농가 경영안정지원금 16억원 등을 배정했다. 그리고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맘(MOM)편한 경주’를 위해 출산축하금 및 장려금과 더불어 난임부부 시술비 확대지원 등에 43억원, 초등학교 신입생 전원 입학축하금 1억9000만원 지원사업 등 신혼부부와 어린이를 위한 사업 예산도 편성했다. 시의 예산안을 보면 올해 5.3% 증액안과 마찬가지로 내년도에도 5.1%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된 코로나19 영향으로 세수는 계속 감소하고 국·도비 증가에 따른 시비 부담 증가 등이 영향으로 보여 진다. 특히 사회복지·보건분야의 당초예산은 2021년 26%를 차지했으나 내년에는 31%에 달할 만큼 전체 예산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경주시가 국·도비 부담은 늘어나고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그 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도 경주시 당초예산안을 보면 경주시가 코로나19를 잘 극복하고 위드코로나시대를 대비하는 구체적인 준비가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현재 위드코로나 체재로 전환되긴 했지만 1년 8개월여 동안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큰 위기에 처해있다. 한때 영화를 누렸던 구 도심권은 용강동 신택지 상권 형성과 맞물리면서 폐업 상가가 속출하고 있어도 대책이 없는 형편이다. 시민들은 국가차원에서의 서민경제 회복정책이 나오고 있어도 경주와 같은 지방 중소도시와는 상당부문 괴리감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경주시 스스로 코로나 정국을 타계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경주에 맞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동안 경주시의 예산집행이 효율성 면에서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곤 했다. 지난 2018년 회계연도 도 결산검사에서 시가 편성한 예산액의 15.4%나 사용하지 못하는 등 매년 집행 잔액이 발생하고 있다.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에 예산마저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내년도 경주시 당초예산안은 이달 29일부터 열리는 제254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심사·의결 후 확정될 것이다. 따라서 내년도 당초예산안에 대한 시의회의 면밀한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과거 전례를 볼 때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연도의 예산은 선심성 편성이나 시의원들의 지역구 예산확보를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았다. 예산안 심사·의결은 경주시민을 대변하는 경주시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다. 시의회는 집행부가 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편성한 것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리고 선심성 예산으로 편성된 각종 보조금이 있다면 철저히 살펴 삭감하길 바란다. 특히 집행부가 위드코로나시대를 대비해 준비한 예산은 있는지, 사업에 따라 우선순위에 맞게 편성되었는지도 제대로 심사하길 바란다. 경주시 예산하나하나가 시민의 혈세임을 대의기구인 경주시의회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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