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온난화는 이미 친근한 화두이다. 이상기후 폭풍우 등 기상청 관측 사상 최초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된다. 2020년은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고 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은 ‘2020 세계위험보고서’를 통해 지구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라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폭염과 호우, 그리고 산불. 이대로 간다면, 더욱 극심한 기후 위기의 영향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1월 한국도 113년 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현재 추세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2100년까지 3~4°C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지상 기온은 산업 혁명기인 1880년부터 2012년까지의 기간에 평균 0.85℃나 상승했다. 기상청의 관측 데이터에 의하면 한국의 연평균 기온도 1898년부터 2014년에 걸쳐 세계 평균을 넘는 속도로 상승했다.
지구 기온이 2℃ 상승하면 전체 생물종 가운데 곤충 18%, 식물 16%, 척추동물 8%가 기후 지리적 서식지의 절반 이상을 잃는다. 동시에 세계 육지의 20~30%가 사막화된다. 지구 온도가 4℃ 이상 상승하면 해양에 인접한 도시는 수몰되며, 남극의 빙붕이 녹고 세계 곳곳의 해안은 침수된다. 그리고 시베리아 동토층 밑의 탄소 배출로 기온 상승이 가속화되고 기후변화의 위험이 `크거나 매우 큰` 수준이 된다.
과거 20년에 걸쳐 그린란드(Greenland)와 남극의 빙상 질량 감소로 빙하는 거의 전 세계에서 축소되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해수면 수위 상승을 동반한다. 실제로 1901년부터 2010년의 약 100년의 질문에, 해수면 수위는 19cm 상승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1세기 중에 최대 82c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일 장래, 해면이 1m 상승하면 일본의 오사카의 해안선이 침수된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것뿐만 아니라 강수량과 강수량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평균기온 상승과 함께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20세기 들어 증가하고 있다. 해면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971년부터 2010년에 걸쳐 해양 표층(0~700m)에서 수온이 상승했다. 인접국 일본 근해의 해면 수온 상승률은 세계 전체의 평균 해면 수온 상승률보다 큰 값이다. 해수면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김, 꽁치, 홍어 등 어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020년 11월 26일 최근 UNEP(유엔 환경 계획)이 배출 격차 보고서 2020(Emissions Gap Report 2020)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은 591억tCO2e(이산화탄소상당량톤)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 증가율 1.4%의 약 두 배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날 것과 에너지 효율 결합을 강조한다. 여기에 지금보다 더 강력한 기후 조치가 필요하며 이는 민간부문과 개인의 소비행태 변화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소비 기반을 살펴보면 전 세계 배출량의 약 3분의 2가량이 민간 가구에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와 관련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부유한 사람들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 인구의 가장 부유한 1%의 배출이 가장 가난한 50%의 점유율을 합친 것의 두 배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부유층은 파리협정 목표치에 부합하기 위해 탄소 발자국을 30배 줄여야 한다.
환경단체 BFFP(Break Free From Plastic 플라스틱으로부터 해방)가 작년 12월에 발간한 ‘브랜드 감사 보고서 2020’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코, 네슬리 등이 3년 연속 세계 최고의 플라스틱 오염원으로 선정했다. 작년 3월 국제 NGO 티어펀드(TearFund)도 4개 초국적 음료기업인 코카콜라, 펩시, 네슬레, 유니레버가 매년 6개 저소득국가에서 50만t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매일 축구장 83곳을 뒤덮을 수 있는 양이다.
기후 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구ㆍ인간ㆍ생명종의 지속가능성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후변화라는 단어보다 더 긴급성을 담은 단어가 통용되었는데 그게 바로 기후 위기이다. 영어로는 ‘Climate risk’, ‘Climate crisis’, ‘Climate emergency’등으로 불린다.
2019년 9월에 열린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라고 말한 후 각국의 움직임을 가속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에서 “기후 비상사태 선언”과 다양한 형태의 공동행동이 조직되었다. 올해 10월 말부터 11월 13일 영국 글라스고(Glasgow)에서 열린 제26차 UN기후변화대응협약가맹국회의(‘COP26’)가『글라스고 기후선언(GCP: Glasgow Climate Pact)』을 채택했다. 이 선언은 ‘파리 협약’의 실행과 기후 위기 글로벌 공동행동 기준(‘Paris Rulebook’)을 마련했다. 기후행동은 전세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이행 실천과 연동되어 실행된다. SDGs는 기후 위기가 가져올 대응 능력을 모든 나라가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기후 위기 대책을 국가와 지자체의 정책계획에 기후위기 대응 포함, 인적 제도적 능력 강화를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