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유형문화재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가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라는 이름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는 분황사 입구 남쪽과 황룡사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고대 사찰 가람에서의 당간지주 배치와 분황사 가람의 규모와 배치, 황룡사 것으로 보이는 파손된 당간지주가 황룡사지 입구에 자리한 예가 있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분황사에서 활용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간지주는 사찰 입구에 설치되는 당(불화를 그린 깃발)을 걸기 위한 당간을 고정하는 지지체로 통일신라 초기부터 사찰 입구에 본격적으로 세워진 조형물이다.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사진과 현재의 모습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그동안 외적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조영 기법과 양식이 같은 두 지주와 당간을 받쳤던 귀부형 간대석이 원위치로 보이는 곳에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다”며 “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인 귀부형의 간대석은남아있는 통일신라 당간지주 중에서는 유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간지주의 전체적인 형태는 사각 기둥모양인데 상부로 올라가면서 조금씩 좁아지고, 정상부는 안쪽 면에서 바깥 면으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도록 가공됐다. 안쪽 면에서 바깥면으로 관통하는 원형 간공은 상중하 3곳에 마련돼 당간을 고정하도록 했으며, 이는 통일신라의 당간지주에서 많이 보이는 기법이다. 전체적인 형태와 외관 등이 현재 보물로 지정된 경주 망덕사지 당간지주, 경주 보문사지 당간지주, 경주 남간사지 당간지주 등과 유사해 이들 당간지주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경주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중요 사찰의 당간지주와 유사한 조영 기법과 양식을 보이며, 현존하는 통일신라 당간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귀부형 간대석을 가지고 있는 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유사 당간지주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보물로 지정된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를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 사천왕사지 당간지주, 향후 검토 대책 강구 후 국가지정여부 검토 한편 통일신라의 당간지주 형태를 하고 있는 ‘경주사천왕사지 당간지주’는 보물지정 대상에서 제외,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신라에서 호국의 영산으로 인식된 낭산 자락에 있는 경주 사천왕사지는 문무왕 때 창건된 사찰로 전한다. 사천왕사는 명랑법사가 문두루비법으로 당나라를 물리친 호국사찰이었다. 하지만 폐사돼 사지만 전하고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철로와 차량 도로가 개설되면서 사지의 상당 부분이 훼손된 상태다. 그동안 여러 번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신라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발견됐으며, 지금도 사지에는 금당지와 목탑지, 귀부 등이 전하고 있다. 당간지주는 도로변에 세워져 있다. 문화재청은 “경주 사천왕사지 당간지주는 통일신라 시대 중에서도 비교적 이른 시기의 당간지주 양식을 함유하고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문화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당간지주의 원형과 원위치, 전체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학술적으로 면밀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당간지주의 보존 환경도 좋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향후 정밀 학술 조사를 통해 당간지주의 역사적·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함께 관리와 보존을 위한 대책 등을 강구한 후에 국가 지정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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