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서예가로 전통 서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박진우 작가가 지난 5일부터 폴란드 주재 한국문화원 추천으로 비대면 전시회 ‘젊은 대한민국 예술가-숨은 붓놀림(Young Korean Artists : Hidden Brushstrokes)’을 시작했다. 이달 26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회에는 박진우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온 ‘서예로 구현하는 우주’가 유감없이 펼쳐졌다. 박진우 작가는 전업작가로 데뷔한지 만 2년 남짓의 짧은 경력과 상관없이 과감하면서도 심오한 경지를 구축, 빠른 시간에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우 작가는 가장 먼저 이번 작품에서 ‘뿌리기 기법’을 통해 여러 가지 경계에 선 자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해 냈다. 그림인가 퍼포먼스인가, 내가 그리는 것인가 먹과 종이가 만나 그려지는 것인가, 추상작업인가 구상작업인가 등의 경계에 있음을 부각시켰다는 것. 다음으로 씨앗과 먹을 사용해 코페르니쿠스 우주관의 논고를 표현했다. 씨앗을 배열하고 다양한 먹을 뿌린 후 말린 다음 씨앗을 걷어내면 태양계, 별들의 궤적. 원들의 집합, 혹은 만다라 등을 연상하는 이야기들이 화면에 펼쳐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름 없는 별들(nameless star)’라는 주제로 갈려서 없어질 이름 없는 먹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작품을 완성했다. 다양한 먹들을 탁본해 그 나름의 조형성과 이야기를 담은 것.
박진우 작가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먹들을 꾸준히 수집해온 지금까지의 노고를 이 작품 속에 유감없이 펼쳐낸 듯 보인다. 폴란드 한국문화원이 공개한 영상은 유튜버로 인터넷 상에도 함께 공개되어 있는데 이에 따르면 박진우 작가가 작품에 대한 소개와 각 작품을 제작하는 치밀하고 심오한 과정들이 소개되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재미와 공감을 선사한다. 이 영상에서 박진우 작가는 “우주는 암흑의 색으로 표현하는데 이것이 먹색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우주에는 단순히 검은 색이 아닌 수많은 색이 포함되어 있다. 그 깊고 오묘한 색을 화면에 구현하고 싶었다”며 작품의도를 설명했다.
한편 박진우 작가는 지난 10월에는 서울옥션에서 준비한 문화예술 플랫폼인 ‘블랙랏’ 런칭전시에 작품 ‘미지 속으로(Into the unkwon)’를 출품, 시초가보다 훨씬 고가에 경매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또 12월 1일부터 경복궁 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특별전시회에도 참가할 예정이어서 경주 향우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