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천년고도 경주의 계절도 어느덧 늦가을로 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속 첫 주말인 지난 6일, 7일 수없이 많은 인파가 몰려 울긋불긋 가을 색을 입은 경주를 만끽했다면, 이번 주부터는 노란 가을이다. 노란 은행잎들이 떨어지는 낙엽과 어울리며 늦가을 풍경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 떠나는 가을이 아쉽다면 경주의 가을명소에서 마음을 달래보길 추천한다. -‘서면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가을 경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면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이다. 도심지에서는 다소 떨어진 곳이지만 SNS 등을 통해 알려진 곳으로, 이국적인 풍경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늘과 닿을 듯한 키 큰 은행나무 아래 소복하게 떨어지고 있는 노란 잎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다. 여기에선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명화가 탄생한다. -360년 아름드리 고목의 자태 ‘운곡서원 은행나무’ 강동면 왕신리 소재 운곡서원 주차장은 가을이 되면 분주해진다. 1784년 안동 권씨의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운곡서원은 서원 내 360년 수령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압도적인 자태를 자랑한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큰 은행나무의 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장관이다. 평상시 조용하게 산책하기 좋은 장소지만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사진 명소다.-황금빛 거리 ‘통일전 은행나무길’ 경주 도심에서 불국사로 가는 길, 황금들판 사이에 통일전으로 가는 길이 뻗어 있다. 직선으로 뻗은 길을 따라 줄지어 선 노란 은행나무길은 전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가로수길로 손꼽히는 곳이다. 가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 길은 차에서 내려 흩날리는 은행잎을 맞으며 걸어야 제맛이다. 길 끝에 위치한 삼국통일의 정기가 서린 통일전도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바다와 함께하는 ‘파도소리’ 가득한 길 경주 가을 바다에는 양남 주상절리와 전망대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의 해안을 따라 약 1.5㎞ 구간에 형성돼 있다. 조망공원에 우뚝 솟은 전망대에 오르면 자연이 연출한 조각품이라 일컬어지는 천혜의 비경, 주상절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꽃봉오리 모양, 위로 솟은 모양, 기울어진 모양 등 다양한 모양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중 수평으로 넓게 퍼진 부채꼴 모양 절리가 압권이다.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감상하며 걷는 1.7㎞ 길이의 파도소리길은 여유로운 트레킹이 가능하다.-경주 야경의 필수 코스, 동궁과 월지 경주의 가을밤도 빼놓을 수 없다.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보지 않고는 경주 여행을 말할 수 없다. 관광객들의 필수코스가 된 동궁과 월지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누각과 연못, 숲이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야경, 월정교 첨성대를 지나 계림숲길을 걷다보면 골목마다 돌담이 멋스럽게 이어진 고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교촌마을로 들어서고, 마을을 조금 더 걷다 보면 웅장하고 화려한 야경의 월정교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고대 신라 교량 건축기술의 백미로 교각 자체도 멋스럽지만 양쪽 끝 문루의 위엄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월정교는 동궁과 월지와 함께 경주의 핫한 야경명소로 자리잡았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서려 있는 월정교에 오르면 교촌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야경이 은은하게 켜놓은 촛불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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