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가 운영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실천 계획 부재와 운영 능력 부족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으며 비전이 없으면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감미디어 성과확산사업 중심기지로 지난 2016년 11월 18일 개관했다. 센터 건립과 실감미디어 성과확산사업 등을 위해 국비와 지방비, 민자 등 총 240여억원이 투입됐다. 센터는 보문단지 내 3416㎡ 부지에 연면적 3303㎡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실감체험관, 제품 테스트실, 실감미디어 인터넷 기반 방송시스템, 품질인증시험실, 교육장 등을 조성했다. 개관 당시에는 차세대 미디어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실감미디어산업의 핵심 전초기지로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센터는 운영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진전을 보이기는커녕 잡음이 끝이지 않고 있다. 시는 2016년 5000만원을 시작으로 2017년 6억2300만원, 2018년 5억, 2019년 11억, 2020년과 2021년 4억원 등 총 3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했다. 내년에도 6억원 가량을 지원한다고 한다. 매년 많은 시민세금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2019년 동국대 산학협력단 사업과 관련해 근로자 부당해고로 경주시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등 논란도 있었다.
센터의 자생력은 매년 도마 위에 올랐다. 센터 측은 지난 4월 최근 3여 년간 10여건의 사업에 국비 48억666만원, 도비 12억5445만원, 시비 27억6445만원, 민간 7억5717만원 등 총 95억8273만원을 수주했다며 이중 센터 자체 수주액은 68억360만원에 달한다는 내용의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분석해 보면 센터의 자생력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수익으로 직결되는 간접비는 평균적으로 3~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향후 국가과제 및 지자체 사업 수주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등 센터 운영을 활성화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이 센터가 실감미디어산업 관련 연구개발 등 핵심 사업의 수행 역량 부족과 매년 운영비 출연에 따른 시의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폐지를 주장하는 데 반해 시의 구체성 있는 비전은 부족해 보인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는 (재)한국산업경제연구원이 실시한 경영실적평가에서 2018년에는 ‘라’등급, 2019년에는 ‘다’등급을 받을 정도로 역할이 미미했다. 센터의 구체적인 경영전략, 전략과제, 세부 추진사업 등에 대한 명칭과 구분 체계 등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중장기 경영 계획 강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했다.
경주시의 출자·출연기관은 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경제성과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세워야 한다. 따라서 시는 센터를 계속 운영하려면 시대에 맞는 전문 인력 확충과 사업목표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 특히 센터가 시비로 특정인의 자리를 만들어 주는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기대만 갖게 하는 센터운영은 지역사회로부터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