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이야기는 아무리 읽고 들어도 끝없는 재미를 준다. ‘클래식’ 하면 우선 ‘움찔’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뜻밖에도’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클래식을 접한 국민들도 없다.
대학교 가기에 목메는 바람에 예체능 활동에 소홀한 지금의 학생들은 꿈에도 생각 못하겠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클래식은 생활 속에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초중고교에 음악 수업이 적어도 일주일에 2시간은 엄격히 편성되어 우리나라 민요와 가곡,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다양한 나라의 전통음악들이 교육됐고 클래식에 대한 공부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었다.
방송도 의무적으로 가곡이나 클래식을 내보내 국민의 음악수준을 높여 주었다. 무엇보다 동네마다 찾아오는 쓰레기 수거 트럭이 매일 같이 세계의 유명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어 한때는 클래식 이름들이 이상하게 불리기도 했다. 이를테면 ‘터키 행진곡’은 ‘쓰레기 행진곡’으로 ‘엘리제를 위하여’는 ‘쓰레기를 위하여’로 ‘봄의 소리 왈츠’는 ‘쓰레기의 소리 왈츠’로 불리는 식이었다. 시골 작은 동네에도 쓰레기차가 들어가는 곳은 ‘제도적’으로 어김없이 클래식을 틀고 다녔으니 우리 국민들 정서에 클래식은 적잖이 녹아 있게 된 것이다.
동아방송 PD 출신으로 경주예술의 전당에서 예술활동을 주도하고 본지에 ‘클레식 수다’를 연재하는 이동우 씨가 아내 박민희 작가와 함께 운영하는 브런치 카페 ‘로만티시’에서 클레식 강연을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월 1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12시, 오후 7시~9시 두 차례에 걸쳐 총 5회 실시되는 이 강연은 보지 않아도 무궁무진한 흥미를 줄 것이라 짐작된다.
이동우 씨가 페이스 북에 올린 11월 1일 첫 강의 때 찍은 사진을 보면 그 소담스러움이 한 눈에 보인다. 무엇보다 로만티시의 정갈한 디저트용 음식이 사진에 올라온 것을 보니 이동우 씨 말 대로 강연보다 음식이 더 빛을 발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딱딱한 강의실에서 벗어나 브런치 카페에서 이 강연이 열리는 것이 기발하고 신선해 보여 즐겁다. 마침 이 카페 ‘로만티시’는 박미희 작가의 생기발랄한 작업들이 카페 가득 전시된, 어지간한 전시회에 버금가는 미적 활기가 살아있는 공간이다. 이동우 씨가 ‘클레식 수다’ 연재에서 보여주던 재미있는 스토리 진행과 미술작품이 빛나는 공간, 그 속에서 즐기는 음식이 조화를 이룬 강연은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초중고 시절의 음악시간과 오래 전 쓰레기차를 통해 클래식을 뼛속 깊이 각인한 세대들에게는 이번 강연이 더더욱 반가울 법하다. 11월의 월요일, 로만티시에서는 음식을 곁들인 꿈같은 클래식 향연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