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보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20세기 끝동까지만 해도 명절에는 한복 입은 사람들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21세기 들면서 한복 입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복이 일상에서 멀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옷 자체에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고 비싼 비용에 비해 입는 횟수가 적다보니 생활에서 점점 멀어졌을 것이다.
일상에서 멀어진 한복이지만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세계 어느 전통 복장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특히 한복은 한옥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서울의 궁궐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유명 한옥촌에서 한복 입는 열풍이 거세졌다. 여기에는 한복을 적극 활용하려는 정책적인 배려도 한 몫 했다. 서울의 경복궁을 비롯한 5대 궁궐과 운현궁, 한옥마을, 용인민속촌 등에서는 한옥을 입으면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여 큰 호응을 얻었다. 한복은 특히 한복을 입어보지 못한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에게 단연 인기 높은 복장으로 서울의 궁궐을 거닐어보면 한복을 차려입고 깔깔 웃는 청소년들과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한복을 입고 궁궐을 거니는 사람들은 그 자체가 또 다른 볼거리로 자주 방송에 소개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궁궐을 찾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17일 오기현 씨 페이스북에 경주예술의 전당이 마련한 ‘신라복’ 체험이 경주를 방문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경주예술의 전당 관장인 오기현 씨는 이날 예술의 전당에 모두 240벌의 신라복이 모두 대여되었다고 알리며 경주예술의 전당 인스타 그램에서 ‘좋아요’ 누른 인원이 9000명 정도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경주예술의 전당 인스타 그램에는 신라복에 대한 포스팅이 집중되어 올라와 있고 포스팅마다 ‘좋아요’가 풍성했다.
여행전문 인스타그램 두 곳에도 ‘좋아요’가 지난 주말까지 각각 1만3000명, 1만명에 달했다. 신라복은 일상의 한복보다 디자인이 훨씬 매력적이고 색상도 다채롭다. 이런 신라복을 입고 아름다운 경주를 활보하는 모습은 SNS를 타고 또 다른 경주의 모습이 되어 전국으로 급속히 퍼져 나갈 것이다. 당연히 신라복 때문에 경주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이렇듯 체험을 동반한 알찬 프로그램들은 거대한 유적을 복원하거나 거창한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것 이상으로 효과적이다. 한복을 뛰어 넘은 신라복이 경주관광에 또 다른 선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