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와 함께 경제적 이익 창출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하에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이하 ESG)와 같은 비재무적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006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FI) 및 유엔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함께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을 발표한다. 이때 ESG 투자에 대한 개념이 제시된다. UN PRI 서명 기관은 2021년 초 기준 3,634개이고 이는 2019년 상반기 대비 53% 증가한 수치로 최근 들어 기관 투자자의 ESG 고려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지속가능투자연합(GSIA: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 세계 ESG 투자 규모는 약 40조 5000억 달러(약 5경5000억 원)에 이른다. 도이치은행(Deutsche Bank)은 2030년까지 ESG 투자 규모가 130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ESG는 비재무 정보이지만 글로벌 투자사, 연기금 등에서 회사에 투자할 때 회사의 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과거에는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이 주로 성과와 재무 상태를 분석한 것이었다. 그러나 환경 및 사회 문제와 거버넌스에 대한 기업의 대응이 기업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으로 ESG 투자는 글로벌 트랜드가 되었다. 자본주의·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의 영향력 증대와 함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ESG는 현재의 재무 상황만으로는 보기 어려운 미래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데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SG의 세 가지 관점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그것은 첫째, 환경(E)이다. 이산화탄소(CO2) 배출감소, 폐수로 인한 수질 오염 개선,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 등의 환경 대책. 재생 에너지 사용 및 생물다양성 확보 등이 과제로 포함된다. 둘째, 사회(S)적 과제 대응으로서 양질의 노동 조건 및 성평등과 같은 직장 내 인권 조치, 다양성, 일과 삶의 균형, 아동 노동 문제, 지역사회에 공헌 등이다. 셋째, 거버넌스(G)로서 비즈니스 성과 악화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부패, 위험 관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며,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다. 기업의 민주적인 조직문화, 노동자와의 평등한 관계, 지역사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현재 ESG의 표준 정의는 없다. 따라서 여러 평가 조직의 재량에 따라 평가 지표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ESG는 기업이 위험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나가는 다양한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O2 배출을 삭감하기 위해 전기 자동차 개발에 주력하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도 ESG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ESG와 SDG는 펀더멘탈(Fundamental) 즉, 경제의 기초, 기반이라는 차원에서 유사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두 개념은 유사하고 연결된 개념으로 인식되고 동시에 관심을 끌고 있다. SDGs는 2015년 9월 유엔이 작성한 지속가능발전목표다. 2001년에 공식화된 MDGs(새천년개발목표)의 후속작으로 2030년까지 달성할 17개 글로벌 목표를 제시한다. SDGs는 지속가능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든 국가, 지역 및 기업 목표를 제시한다. ESG는 SDGs에 명시된 목표를 경영 전략에 통합함으로써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이 SDGs·ESG 경영에 참여함에 따른 자체 기대 효과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그것은 기업 이미지 향상, 사회문제 대응력 강화와 지역사회 공헌, 기업의 생존전략. 새로운 사업 기회의 창출이다. 기업이 ESG 과제에 참여하는 것은 투자 위험 관리이자 환경과 사회 전체에 이익을 향상시키는 것과 같다. 이는 SDGs가 목표로 하는 환경이나 빈곤 문제의 해결, 공정사회 만들기, 기업과 대학의 파트너십강화로 이어진다.
ESG 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보호, ESG 참여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SDGs·ESG 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가이드라인 제공, ESG 교육 및 인식 확대, ESG 위험 발생 상황 대응 긴급 지원 창구 마련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유인 기제를 제공해야 한다. 일례로 구체적 목표가 될 수 있는 벤치마크 제시, ESG 성과 제고를 위한 정책금융 공급, ESG 데이터 관리를 위한 오픈 플랫폼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창언 경주대 교수, 한·중·일 SDGs 비교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