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向晩送將歸 봄이 저물어 보내려곤 하지만杳杳悠悠適何處 아득하고도 멀리 어디로 가려는가!不惟收拾花紅歸 단지 붉은 꽃만 거두어 돌아갈 뿐 아니라兼取人間渥丹去 사람의 붉은 얼굴까지 가져가 버리네好去靑春莫回首 잘 가라 청춘아! 돌아보지 말고與人薄情誰似汝 사람에게 박한 정 누가 너만 하랴! - 이규보의 시 ‘送春’
같은 봄을 떠나보내면서도 누구는 즐거워하고, 또 누구는 아쉬워한다. 같은 시간과 공간 속 그들의 열정과 감정이 예술로 승화되는 순간, 많은 이에게 그들의 특별한 메시지에 귀를 기울인다.
경주청년작가회 창립 20주년 기념 특별전시 ‘송춘-경주예술학교를 꿈꾸다’가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해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시간과 공간, 시대와 장르를 초월해 각자의 예술정신을 서로 존경하고 존중하는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전시에는 김 민, 김민희, 김서한, 류정훈, 신상영, 양윤정, 이신희, 임재희, 정혜영, 조혜인, 최두헌, 최무상, 최여린, 최한규 등 14명의 청년작가와 김선기, 故 김수영, 김진태, 김호연, 박선영, 박수미, 박 용, 이두환, 이창훈, 정병국, 차규선, 청원스님, 최경춘, 최영조, 최용대, 최정윤, 범정홍(중국), 풍산산(일본) 등 18명의 초대 작가가 참여해 회화, 공예, 조가, 전각, 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지역의 젊은 작가들이 의기투합한 경주청년작가회는 지역 화단에서 활동을 하거나 연고가 있었던 젊은 지역작가들의 모임으로 2002년 최한규 작가를 초대회장으로 ‘촌놈촌년들’이란 이름으로 전시를 시작했다.
최한규 초대회장은 “미술대학을 갓 졸업해 경주에서 활동을 막 시작하려는 젊은 작가 6명이 모여 ‘촌년촌놈들’ 이란 그룹명으로 전시를 시작했고, 동국대 김호연 교수님의 제안으로 2006년 ‘경주청년작가회’로 개칭하고 해마다 전시를 가져왔다”면서 “함께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지역 미술인의 일원으로 자긍심과 사명감을 조금씩 키워갈 수 있었다”고 했다.
경주청년작가회가 20주년을 맞는 동안 청년(靑年)에서 청년(淸年)으로 청년의 개념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회원의 나이, 연고 등 범주를 확대하는 등 회원들에 대한 변화도 많이 생겼다.
최한규 초대회장은 “그래도 경주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의 맥이 끊기지 않고 지속해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특히 20년간의 청년작가회를 돌아볼 수 있는 진중한 계기가 돼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려는 의지가 강한 젊은 작가들이 계속해서 순환되고 연결돼 경주 미술사에 계속 중추적인 젊은 바람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경주청년작가회 임재희 회장은 “이번 경주청년작가회 20주년 기념 특별전은 경주지역의 초대 작가들과 함께 화합하는 자리로 경주에서 오랫동안 서양화, 불교미술, 문인화, 회화, 조각 등의 분야에서 높은 역량을 보유한 선배님과 막 사회로 나와 실력을 정진하고 있는 동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면서 “수준 높은 작품을 만끽하시며 실력 정신의 동량들에게는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