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릴 때 주사 맞는 두려움에 대해 한 두 개의 무서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주사 맞는 것이 무서워 싫다고 떼를 썼는가 하면 숫제 주사기 피해 도망치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주사 맞는 동안 무서워 몸부침 치던 아이들을 달래느라 엄마는 물론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함께 딸랑이 들고 아이들을 달래던 풍경도 눈에 선하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보니 세계인 모두가 최소한 2번의 주사는 맞아야 그나마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훨씬 치명적이라는 사실 때문에 아이들 달래기보다 어른들 달래기가 더 급해졌다. 그런데 의외로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주사 맞기를 더 꺼려 뜻밖의 복병을 만난 꼴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코로나 백신을 직접 생산하면서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지 못해 쩔쩔 매는 데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라는 엉뚱한 자유주의적 사고와 함께 주사에 대한 원시적 두려움이 숨어있을 지도 모른다.
지난 9월 27일 안나영 씨가 올린 페이스북 포스팅에는 백신1차 접종에 맞닥뜨린 남편에 대한 재미있는 글이 올라와 주변을 즐겁게 했다.
“우리 남편 백신 1차 접종. 큰 애기다 큰 애기여!! 무섭다고··· 도망 다니고 혼자 중얼중얼~ 기도하고···”라는 글 아래에는 남편이 도망치다 붙잡힌 사진을 비롯해 무서운 듯 벽에 머리를 대고 고심하는 모습, 등 떠밀리며 억지로 주사 맞으러 들어가는 듯 한 장면들이 연출되어 웃음을 더했다.
아무렴 어른이 주사 맞는 게 그렇게 무서울까. 그것보다 코로나19의 팍팍함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부부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지고 아내 앞에서 겁나는 듯 온갖 엄살을 떨어 보이는 남편의 익살에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밝아진다. 웃음이 어떤 약보다 좋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가 아무리 무서워도 이런 건강한 웃음이 있는 한 이들 부부에게는 절대로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