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역 문화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산업시설을 확충해 문화예술도시 경주의 위상 제고와 문화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한 문화예술창작소 조성사업이 경주시의회를 통과했다.
문화예술창작소가 들어설 곳은 천북면 구 물천분교 부지로 경주시가 당초 이곳에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가 접근성과 협소한 부지 등의 이유로 여론이 좋지 않았고 시의회 또한 반대한 곳이다.
문화예술창작소는 부지 9550㎡, 2층 건물 877.22㎡를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매입, 리모델링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용역비, 매입비 및 보상비 25억7000만원, 공사비 9억3000만원 등 총 35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창작소는 건물 1, 2층에 32.4㎡ 규모의 작업실 8개, 97.2㎡의 전시실, 32.4㎡의 체험실 2개와 관리사무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그리고 작가 휴게실, 설치미술 및 조형 작업실, 야외전시공간 등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후 운영관리비는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1억1900만원가량 소요되는 반면 프로그램 운영, 입주 작가 시설이용료 등으로 연간 2억17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했다.
경주시는 공모를 통해 입주하는 작가들이 정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게 될 것이며 문화재, 지역 명소와 연계해 입주 작가들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시회, 문화예술 공연, 지역주민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육 등도 병행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결정 과정에서 경주시의회가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류했다가 경주시가 별다른 보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여 만에 통과시킨 것은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문화예술창작소가 자칫 예산만 낭비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매년 들어가는 1억1900만원가량의 운영비뿐만 아니라 여건 마련을 위해 추가로 예산을 투입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처음 계획했던 것 보다 예산이 더 늘어날 소지가 있다고 보여 진다.
접근성과 수용성 등의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문화예술창작소가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해 조성하지만 협소한 공간에서 소수의 작품 활동으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설사 제대로 운영되더라도 특별하거나 뛰어난 경쟁력이 없다면 접근성이 나빠 결국 지역 학생들의 견학이나 체험 장소로 밖에 활용되지 않을 것이다.
경주시는 35억원 이상 들어가는 문화예술창작소가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운영계획을 수립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