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기술을 만나면 시대는 변하기 시작한다. 아이디어가 지식으로 재창조되고 과학기술을 만나게 된다면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21C의 특이한 점은 과거에는 지식이 가진 자의 몫이었다면 지금의 지식은 오픈되고 무한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가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 다양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비교적 쉬워진 듯하다. 따라서 예전처럼 많이 배워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닌 시대가 되었다. 머릿속에 쌓아두고 입으로만 내뱉는 지식이 아닌 그것을 어떻게 드러내는가? 여기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지식은 인문학이라는 말로 바꿀 수가 있다. 인문학은 마음도 변화시키지만 세상도 변화시키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의 하나는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궁금해 하고 이미지화하며 결국은 만들어 내고야 만다는 것이다. 즉 추상적인 것을 구현해내는 사고력이다. 인문학적 사고력인 것이다.
먼저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유추하는 것의 시작은 우리가 살아보지 않았던 과거의 역사이다. 자칫 잘못하면 현대인들은 현재의 과학기술보다 미개한 것 같아서 역사를 조금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과학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오류이고 오해이다. 현대의 인간들이 과학기술로 급속한 발전을 한 것은 오랜 인류 역사에 비해 아주 짧은 기간이다. 불과 100년 더 좁혀서는 기껏 30년 안팎의 이야기인데 오랫동안 첨단시대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역사를 들먹이는 이유는 아이디어라고 하는 것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연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고, 하나는 좀 더 다른 생각으로 창출한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멈출 수 없다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디어를 지식으로 무장해서 과학으로 융합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는 우리가 가진 지식데이터 베이스인 역사 속에 무궁무진하다. 유튜브 등 기적과 같은 인터넷 통신망으로 세계가 하나가 되는 시점에 사람들은 더 독특하고 감동적인 것을 찾게 된다. 짧은 호기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길게 생명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각 나라의 역사는 그들의 살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시간적 특성으로 독특한 문화로 형성되어 있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근대의 역사를 모티브로 책과 뮤지컬과 영화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화하고 지속하고 있는 ‘레미제라블’도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상상력과 결합한 기술의 힘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레미제라블’같은 스토리는 우리 역사 속에 무궁무진하게 널려있다. 어떻게 세계화 할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또한 AR과 VR기술이 상용화된 지금은 거대 자본에 기대지 않더라도 몇 명이 협업하면 항아리에 붙어있는 작은 토우들을 살려 낼 수도 있다.
이 밑바탕에는 탄탄한 역사적 배경이 깔려있어야 한다. 재미있다고 해서 아무 이야기를 갖다 붙이면 역사적 개연성이 사라지고 허구만이 남게 된다. 역사적 배경이 탄탄한 사람들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겠지만, 막연한 공부에 그친 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가 있다. 역사는 만든 사람의 자부심이 들어있기 때문에 생명력을 가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21세기 우리가 다시 역사를 꼼꼼히 읽어 보고, 질문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현대에 살려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