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를 지으면 지을수록 사랑하는 이의 동그란 얼굴 같아요.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한 시도 떨어질 수 없는 반쪽 같죠. 좋아하는 사람 앞에 그냥이라는 언어처럼 열일곱자 뒤에 숨은 여백, 그 울림을 사랑합니다” 한국하이쿠연구원 회원 박서희<인물사진> 씨가 최근 하이쿠집 ‘하이쿠 cafe’를 발간했다. 가로 12cm, 세로 15cm의 소책자이지만 국제표준도서번호 ISBN을 발급받은 정식 출판물이다. 평소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박서희 씨는 이번 하이쿠집 ‘하이쿠 cafe’에서 직접 그린 그림과 글 30여편을 추려 엮었다. 절제된 17자 속에 담긴 긴 여운과 울림. 그녀는 하이쿠의 매력에 매료돼 한국하이쿠연구원 회원으로 활동하며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직접 하이쿠를 창작하고 감상하길 8년째다. 열일곱자에 세상을 담는 하이쿠를 통해 자신의 복잡한 마음이 단순해지고, 군더더기가 사라지는 듯한 삶의 패턴으로 변하는 자신이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이 쓴 글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글을 담은 시집을 내고 싶었던 박서희 씨. 막연히 생각만 해왔던 시집 출간은 함께 하이쿠를 연구해 온 처용시인 김영주 씨의 도움으로 시기를 앞당기게 됐고, 독립출판물로 비용도 많이 절감됐다고 했다. 박서희 씨는 “자연과 교감하고, 사람과 소통하고, 순간순간 순수한 소녀로 사는 것이 바로 나의 하이쿠 짓기”라면서 “시는 정신적인 휴식을 준다. 이번 하이쿠집을 통해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위로와 휴식, 치유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서희 씨는 1969년 경주출생으로 2017년 샘터 시조상 장원을 받았으며, 2021년 가을호 행복문학에서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단시조, 자유시, 하이쿠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박서희 시인의 하이쿠집 ‘하이쿠 cafe’는 카페 ‘슈만과 클라라’ 보문점에서 만날 수 있으며 판매 수익금 전액은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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