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역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의 최대 힐링공간인 황성공원을 근린공원과 각종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문화공원으로 재편하기로 한 것은 현실적인 방편일수는 있지만 황성공원이 숲 공원으로서의 가치는 더 약화될 것으로 보여 진다. 경주시의 이 같은 추진은 지난달 20일 경북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경주 황성근린공원 부지 중 일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2030년 경주 공원녹지기본계획안’ 원안 가결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황성공원 전체부지 89만5373㎡ 중 공원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도로를 중심으로 동편 57만9976㎡는 근린공원, 서편 31만5397㎡는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앞으로 근린공원에는 체육시설, 도서관 등 인공구조물을 모두 없애 공원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으며 변경한 문화공원에는 도서관,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 시민편의공간이 밀집된 주제공원으로 정비할 방침이라고 한다. 시가 현재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서편 구역도 실내체육관, 예술의 전당, 타임캡슐광장, 한중우호의 숲,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 등이 들어 서 있어 이미 포화 상태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황성공원은 1967년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후 시민들로부터 명실상부한 힐링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심 속 허파와 같은 숲 공원이며, 신라시대 왕실의 사냥터와 화랑의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등 역사성이 매우 높은 공원이다. 앞으로 서편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면 남아 있는 동편 근린공원이라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선 시민운동장, 씨름장, 시립도서관 등 각종 시설물을 조속히 정비해 한다고 본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추진에 대해 “2030년 경주 공원녹지기본계획 등을 통해 기존의 시설을 공원 종류에 맞게 선택과 집중전략으로 문화공원과 근린공원으로 분리해 공원관리를 현실화 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황성공원의 원형 보존과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세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시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훼손된 황성공원을 공원의 원형보존과 효율적인 활용 위해 ‘선택과 집중전략’을 수립해 관리하겠다는 정책은 이해할 수는 있다. 따라서 시는 이번 계획이 황성공원 내에 각종 시설물을 채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황성공원 숲을 제대로 보존·관리해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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