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정부와 여당은 우리나라 2022년도 본예산을 605조 원으로 편성하기로 당정협의를 하였다는 뉴스가 있었다. 올해 2021년도의 본예산이 558조 원에 비하면 8.9%가 증가한 것이며, 이 본예산에 추가경정예산까지 합친 총예산이 604조 7천억 원에 비해서는 8.5%가 증가한 것이다. 2022년 예산 중에서 특별한 점은 신(新) 양극화 극복을 위해 국가장학금을 확대한다는 교육예산의 증액부분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교육부문에 연간예산을 얼마나 편성하고 있을까? 또 경주시는 어느 정도를 지출하고 있을까? 2021년 교육부 본예산은 76조4645억 원이며, 이 중에서 교육분야가 70조9707억 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사회복지분야는 5조4938억 원 정도로 배분하고 있다. 교육분야 예산을 세부적으로 나누어보면, 유아 및 초등교육 부문이 58조6375억 원(교육예산의 82.6%), 고등교육 부문이 11조1455억 원(15.7%), 평생·직업교육 부문이 1조534억 원(1.5%), 교육일반이 1343억 원(0.2%)으로 편성되어 있다. 이 예산은 오는 연말까지 추경예산까지 반영되면 총예산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육예산은 우리나라 총예산의 13.7%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금년도 경북도의 본예산은 10조6534억 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교육예산은 968여 억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본예산의 약 0.91%에 그치고 있다. 교육예산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아 및 초중등교육이 803억 원(본예산의 0.75%), 고등교육이 153억 원(0.14%), 평생·직업교육이 약 12억 원(0.01%)정도이다. 경북의 문화 및 관광 예산이 4654억 원(4.37%)이라고 하는데, 교육예산을 이것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아주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경주시는 어떠할까? 2021년 경주시 본예산은 1조5348억 원(일반회계 1조2400억 원, 공기업 특별회계 1270억 원, 기타 특별회계 1270억 원, 기금 453억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매년 세출예산의 평균 증가율은 6.8%이다. 여기서 경주시 교육예산은 일반회계 기준으로 할 때 116억 원이며, 전체 예산에서 0.94%정도를 차지한다. 문화 및 관광부문 예산이 1246억 원(10%)이고 사회복지 예산이 3784억 원(30.5%)인 것에 비교해 볼 때 교육예산의 비중이 크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주를 이야기할 때 역사도시, 문화도시, 관광도시, 교육도시, 에너지도시, 농업도시, 해양도시 등으로 불린다. 하지만 경주의 화려한 명성에 비하면 교육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다라는 생각이 든다. 총예산의 1%도 교육에 쓰지 않는 경주! 역사적 도시성격으로 볼 때 초라하기 그지없다. 경주는 한반도에서 교육의 체계가 처음으로 확립된 곳이다. 신라 진덕왕 5년(651년)에 대사(大舍)를 두었고 경덕왕 6년(747년)에 태학감(太學監)을 거쳐 혜공왕 12년(776년) 국학(國學)을 설치했던 유서 깊은 곳이다. 국학은 고려와 조선을 이어오며 국자감(國子監), 성균관(成均館)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인재 배출의 근간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 속의 경주를 생각할 때 우리나라 교육의 출발도시에 걸맞은 수준으로, 교육 예산이 증액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주시에서는 교육청, 시민단체(학교 운영위, 대학, 평생교육 등 유관단체 등)와 함께 교육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교육 현안의 분석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 하다. 또 미래 지향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경주시 조례의 제·개정을 통해서 제도적 뒷받침 위에 안정적인 교육재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분야별 예산배분에 있어서 유아, 초·중등의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을 감안할 때 소수 학생 개개인의 질적 성장을 위한 수준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였으면 한다. 고등교육 부문의 대학교육에서는 인성과 교양, 장학 또한 취업을 위한 요구형 맞춤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경주시 인재의 외부유출 방지와 타 지역 학생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도시에 학생이 모여들어야 인구가 유지되고 활기가 생기며,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교육에 돈을 쓰고 투자하는 것은 버리는 예산이 아니라 지속적인 선순환을 일으키는 미래 가치 투자이므로 경주는 관·학이 상생하여 서로가 윈윈하는 계획도 필요하다. 오죽했으면 최근에 역사성을 따라 경주에 지방캠퍼스를 열었던 동국대가 학교를 옮기겠다고 까지 했을까. 이러한 때에 지방의 사립대학은 이미 재정 운용의 한계에 이르러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몇 년간 경주는 고향 출신 대학생들에게 서울에서의 학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타 지역으로 유학 가는 우리 고장 학생들의 학습 환경 지원도 중요하지만 경주시의 교육예산을 증액하여 타 지역에서 경주의 대학교나 고교로 유학 오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 등의 경제적 지원 등도 절실하다. 즉 개인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각종 매력 있는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생들을 유치하고 다양한 교육적인 메리트 제공을 통해 경주가 교육하기 좋은 도시, 맘 놓고 공부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났으면 한다. 또한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와 100세 시대를 맞아 다양한 교육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평생교육 지원 확대도 필요하며,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 따른 시청 공무원도 이와 관련한 전문직도 확충했으면 한다. 사람은 2%만 부족해도 타는 목마름을 느낀다. 경주시민은 2%만이라도 채울 수 있다면 하는 꿈을 가져본다. 국내 다른 지자체의 도시들은 본예산의 2%~4%를 교육예산에 편성하고 있는 것을 비교하지 않더라도 국학의 도시 경주이기에 2%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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