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폐교된 천북 물천분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건립하려는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사업이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표결 끝에 통과됐다.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부지 매입을 위한 2021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3차 변경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 안건은 지난 7월 14일 열린 제261회 임시회 문화행정위원회에서 보류됐다가 시가 이번에 재차 상정해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노후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비용부담 주체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 향후 사업추진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경주시는 구 물천분교 부지 9550㎡, 2층 건물 877.22㎡를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매입해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용역비, 매입비 및 보상비 25억7000만원, 공사비 9억3000만원 등 35억원이다. 경주시는 부지 등 매입을 완료한 뒤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창작소, 작가 휴게실, 설치미술 및 조형 작업실, 야외전시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설의 핵심인 문화창작소는 건물 1층과 2층에 32.4㎡ 규모의 작업실 8개, 97.2㎡의 전시실, 32.4㎡의 체험실 2개와 관리사무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입주하는 작가들이 정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문화재, 지역 명소와 연계해 입주작가들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시회, 문화예술 공연, 지역주민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육 등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주시는 그동안 접근성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물천분교 자리가 경주IC에서 직선거리로 10㎞, 동궁원 보문단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으로부터 반경 5㎞ 이내이며,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분 이내로 접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후 운영관리비는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1억1900만원 가량 소요되는 반면 프로그램 운영, 입주작가 시설이용료 등으로 연간 2억17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특히 시는 지역 문화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산업시설을 확충해 문화예술도시 경주의 위상 제고와 문화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새로운 문화예술 관광콘텐츠를 확보해 신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는 이번 임시회에서 안건이 최종 의결되면 10월 경북도의회에 경주교육지원청 폐교재산관리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12월 부지매입 및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1월 공사를 시작, 6월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일부 시의원들은 지난 임시회에서 제기한 노후건물의 안전성과 안전진단 시행 주체 등을 두고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임시회에서 보류된 뒤에도 이 같은 지적사항에 대해 제대로 보완하지 않고 재차 상정한 점도 비판했다.
장복이 의원은 “지난 임시회에서 지적한 안전진단 비용부담 주체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건물을 매각하는 교육청에서 안전진단 후 매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영태 의원은 “시가 지난해 4월 물천분교를 시립미술관 건립 후보지로 정했지만 시의회가 접근성이 불리하다는 등의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며 “곧이어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했지만, 당초부터 이곳 부지는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하기에는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물천분교 토지보상가를 공시지가에 가깝게 책정할 수 있도록 하고, 건물 안전진단비도 반반씩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반대의견 속에 결국 이 안건은 표결로 이어졌고, 그 결과 가결됐다. 표결에서는 이동협·이철우·엄순섭·김순옥·김태현·김상도·김승환 등 7명의 의원 찬성했고, 장복이·한영태 등 2명의 의원이 반대했다.
이날 문화행정위원회에서 가결된 이 안건은 오는 6일 열릴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