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남면 주상절리와 월성원자력공단 사이에 읍천1,2리가 있습니다. 그 중 조용한 포구 읍천항을 끼고 있는 마을이 읍천1리이고 그와 이어지는 월성원자력공단 쪽 마을이 읍천2리 입니다. 큰 고깃배보다는 작은 고깃배들이 정박해있는 한적한 어촌 마을 읍천항에서 중간 지점 정도의 한 낚시집을 기점으로 읍천1리와 읍천2리로 나뉘어집니다. 읍천2리는 자연부락명으로 ‘죽전리’라고도 불렸는데요, 읍천1,2 모두 해안선을 따라 옹기종기 형성돼 있었습니다. 방파제를 경계로 작은 벤치나 포토존을 마련한 작은 공원과 쉼터도 조성해 두었고요. 방파제 뒤로는 자잘한 몽돌로 이뤄진 깨끗한 해변이 형성돼 있고 상가로는 낚시편의점이 눈에 띄었고 읍천항을 따라 횟집이 쪼르르 이어집니다.
그 읍천2리 바닷가 도로변에 ‘문화조개구이’라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허름한 집 한 채가 거친 동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 있습니다. 약 2년 전 폐업을 했다는 이 집은 덩그러니 비어 있는 채였습니다. 마침 이 집 바로 맞은편에 살고 있다는 가게 주인할머니가 하릴없이 망중한 중이었습니다. 여느 시골 어르신들처럼 바람 쐬러 나와 계셨던 것이지요.
“예전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가게도 잘되고 대성황이었어. 3~4년 전부터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었는데다 코로나가 겹쳐 장사가 되질 않아 결국 문을 닫았지”
코로나 이전에는 곧잘 장사가 되어 길게 줄까지 서서 먹었다는 이곳 조개구이집은 주인 할머니의 딸이 운영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비어있는 외딴 가게로 바닷가 한 모퉁이를 장식하고 있지만 아직 예전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시절의 온기가 남아있는 듯합니다. 이 지리한 상황이 종식되면 다시 이곳 읍천항과 해변에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까요? 그리고 혹시 이 가게는 유행을 좇는 트렌디한 카페 등으로 활용되기도 할까요?
이 가게 바로 뒤편으로는 넓고 짙푸른 청정 동해 바다가 출렁입니다. 이곳 해변과 바다를 좀 더 가까이 느끼며 걸어보고 싶다면 방파제 따라 자연스레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듯한 길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 갈 수 있습니다. 깨끗하고 자잘한 몽돌이 깔린 해변을 걷다보면 작고 호젓한 어촌 바닷가가 주는 평온과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해변은 그리 넓지 않지만몽돌 해변길을 걸으면 몽돌 밟는 소리가 일품입니다. 또 허연 포말을 일으키며 파도가 몽돌 사이에 깊이 스며들다가 순식간에 ‘따그르르’ 거리며 빠져나가는 소리는 얼마나 경쾌한지요. 유명 해수욕장의 번잡함 보다는 이곳의 진가를 아는 이들만 찾아선지 이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은 적었습니다. 때론 텐트를 치거나 그늘막을 치고 조용하게 여름바다를 즐기고 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끝없이 시원한 수평선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글=선애경 문화전문기자 / 그림=김호연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