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일탈을 꿈꾸지만, 쉽게 뿌리치기 힘든 현실 속에서 제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숨을 쉬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꽃님 작가가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경북에서 전시를 갖는다.
경북 우수작가 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꽃님 작가는 ‘나비와 고래의 꿈’이라는 주제로 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하늘과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나비와 고래, 절대 만날 수 없는 이들을 한 화면에 담으며 희망의 바람을 꿈꾼다.
“저에게 나비와 고래는 자유로움을 나타내는 꿈입니다. 하늘과 바다라는 넓은 공간을 자유롭게 노니는 것을 보는 저는 ‘얼마나 행복할까’ 동경하죠. 더구나 지구상 가장 큰 동물인 수염고래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엄을 가지고 있어요. 아주 역동적으로 바다 위를 솟아 오르는 블리칭 동작을 통해 생명에 대해 경이로움과 더 없는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지만, 결혼과 육아로 작품활동을 멀리해왔던 꽃님 작가는 늘 마음 한 쪽에 미술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 육아에서 벗어 날 즈음 취미로 시작한 회화,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첫 단체전에서 조명 밑에 있는 자신의 그림을 보며 정말 기뻤었다고.
천년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 경주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 작가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녀다.
“몇 년 전, 주말 산책길에 우연히 국악공연을 마주했어요. 한국의 멋과 미가 여실히 드러나는 한복과 심금을 울리는 판소리, 역동적이고 활기찬 춤사위에 매료돼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봤죠. 정말 감동이었어요”
이날 국악공연 한편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었다는 꽃님 작가는 그 춤사위 하나라도 잊을세라 한동안 계속해서 스케치를 이어갔다고 했다.
그날의 감동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또 훗날 한국인의 정서와 삶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순간의 기억을 스케치를 통해 기록해가고 있었던 것.
대학 시절 작가는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의 창시자이자 키네틱아트의 선구자인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1898-1976)’를 동경했다.
“알렉산더 칼더는 조각을 대좌와 양감에서 해방시켰어요. 움직이는 조각의 창시자죠. 무엇인가 처음으로 창의한다는 것은 예술가로서 선망과 경의의 대상입니다. 지금은 평면 회화작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지만 다양한 시도와 노력으로 평면과 입체를 융합한 저만의 고유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고래와 나비의 추상적인 움직임을 통해 행복한 상상을 펼치는 꽃님 작가.
그녀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자신의 근원적인 세계를 작품에 투영하고, 또 그 작품을 통해 많은 이에게 쉼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꽃님 작가는 1974년 울산 출신으로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과 경주에서 다섯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다수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경주수채화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