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재 ‘나의 책 나의 영화’ 첫 주자는 경주 출신 탤런트 겸 영화배우 중 안방극장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활약 펼치는 배우 박재현<인물사진> 씨다. 박재현 씨가 추천하는 영화 ‘맨 프롬 어스(Man from earth)’. 이 영화는 2007년에 개봉된 SF장르의 저예산 영화다. 우리나라에는 ‘1만4천년을 산 사나이’라는 이름으로 리처드 쉥크만이라는, 이 영화 이전의 무명 감독과 데이빗 리 스미스, 존 빌링슬리, 토니 토드 등, 박재현씨 말을 빌리면 어디선가 본 것 같기는 한데 딱히 어디서 봤는지 짐작 가지 않는 역시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다. 비록 저예산에, 무명에 가까운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영화이지만 이 영화가 주는 몰입감은 어떤 블록버스트급 영화보다 강력하다. 저예산이 한 눈에 보이는 것이 심지어 이 영화는 세트장도 하나 밖에 없다. 배우들이 모여 대화하는 집 한 채가 전부인데 대부분 영상은 집 거실에서 이루어지고 처음과 마지막 장면 일부만 집 밖에서 촬영된 영화다. 도대체 이런 영화가 가능할까 싶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에 가까울 만큼 완성도가 높다. 이 영화는 어느 대학의 인류학 교수 ‘존(데이빗 리 스미스 분)’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전 친하게 지내던 같은 대학 교수들을 자기 집에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초대된 교수들은 종교학, 생물학, 고고학 등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이날 모인 교수들은 존과 매우 친한 듯 재직 10년 만에 종신교수직까지 포기하면서 떠나려는 존을 애써 말리지만 존은 요지부당이다. 이유가 모르는 동료들은 그런 존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각계의 전문가들답게 교수들은 존의 집에 심상치 않은 골동품들이 나뒹구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그럴 때마다 존은 벼룩시장에서 샀거나 값싼 복제품들로 둘러댄다. 그러면서 우발적으로 이런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혹시 구석기 후기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어떨까요?” 각계의 전문가들답게 생물학적으로 현생인류와 같은 종이니 구분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 등 분분한 추측들이 나오는 가운데 존은 자신이 바로 그 구석기 시대 사람이라 실토한다. 놀린다고 생각한 교수들과 존의 치열한 공방이 오고가는 가운데 놀라운 비밀들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존은 스스로 자신이 구석기 사람인데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이 늙지 않은 채로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로써 140세기에 걸친 긴 여행을 하게 됐다고 소개한다. 무수한 역사 속 주인공을 만난 존은 심지어 석가모니로부터 얻은 영감을 전하기 위해 이스라엘로 왔다가 거기서 사형에 처해진 예수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 밝히며 기독교에 전해지는 온갖 제례의식과 과장된 예수의 언행에 대해 비판한다. 이 영화는 얼핏 기독교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는 영화로 보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논리적인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의 영화다. “볼수록 빠져드는 마력에 몇 번이나 보게 된 영화입니다. 그 흔한 유명배우도 없고 화끈한 액션신이나 화려한 볼거리 하나 없이 오직 대화로만 전개되는 영화에 이렇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한편 박재현 씨는 책은 자주 읽는 편이 못 된다면서 인생책으로 ‘자존감 수업(윤홍균/심플라이프)’을 꼽는다. 이 책은 자존감 전문가이자 정신과의사인 작가가 자존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올릴 수 있는지를 알려 준다. 박재현 씨는 SNS가 광범위한 시대 배우로 살아가야 하는 자신을 돌아보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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