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노는 인간’ 또는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말이다. 여기에는 노는 것은 다른 생물과 차별화된 인간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이며 인간의 근원적인 목표가 노는 것이고 이를 통해 진일보한 세상을 열어가는 원동력으로 삼는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지난해 경주중고 서울동창회를 맡은 황문섭 회장은 ‘재미있고 유익한’ 동창회를 만들겠다는 운영원칙을 내세운 바 있다. 그 근간에 가장 눈에 띄는 인사가 동창회 내에서 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비욘드그랑드 손원락 대표이사다. 다양한 마케팅 경험이 있는 손 대표는 그 자신 재미를 추구하는 가장 표본적인 인물로 그를 만난 사람은 누구나 즐거운 아드레날린이 솟구침을 경험한다. -10년간 daum 경기센터장 맡아 인터넷 발전에 기여, 아파트 시행사업으로 인제군에 랜드마크 아파트 만들어 ! 손 대표는 인터넷 포털 daum(현 카카오)경기센터의 센터장이자 대표이사로 10년을 온라인 광고대행업계에 몸담으며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인터넷의 속성이 재미있지 않으면 관심을 끌지 못하고 관심을 끌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진검승부의 결투장이라고 했을 때 10년 간 경기 센터를 운영했던 그의 삶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직책을 맡은 손 대표는 일순 회의에 부딪친다. 재미를 떠나 무한경쟁을 지속하는 기업환경은 오히려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요인이 되었던 것. “나름의 성취도 있었지만 항상 남의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어색했습니다. 특히 SNS의 등장은 너무 많은 인적 리소스를 요구하는 환경을 만들었고 매출의 80% 이상을 점하던 관공서의 광고 정책 변화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업계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2016년부터 다시 시작한 사업이 아파트 시행업. “이 분야는 제 미래의 ‘직업군 버킷리스트’에 있었다고 할 만큼 평소에 동경해 오던 업종이었던 만큼 적성에도 맞았습니다. 40대 후반에 시작한 일이지만 순조롭게 경영해 가고 있고 변화의 위기가 찾아와도 극복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있지요” “사람은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손 대표는 지금 하고 있는 부동산개발사업이 재미를 추구하는 자신의 삶에 잘 맞는다고 설명한다. 주거용 아파트 시행업 첫 사업으로 강원도 인제에 라온 프라이빗 아파트 329세대를 시행해 분양 완료한 것을 자신이 이 사업에서 이룬 첫 쾌거로 손꼽는다. “인제군의 랜드마크로서 향후 최소 50년은 남을 아파트를 남겼다는 자부심과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는 점, 사업과정에서 부딪힌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그런 그가 재경 출향인 사회의 축이라 할 수 있는 경주중고동창회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경주고 제36회 서울동기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40대 초반으로 한창 동기생들을 아우르며 사회적으로도 다양하게 발을 넓히던 시기, 마침 목동경기장에서 동창회 행사로 ‘화랑축제’가 열렸다. daum 경기 센터장을 맡고 있던 무렵, 홍보전문가 입장에서 축제 운영위원회 홍보팀 총무를 맡아 축제를 준비하며 출향인 모임에 대한 그의 생각이 ‘확’ 바뀌었다. “3개월여 준비 기간을 통해 많은 선후배님들을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동창회는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고교동창회사상 최초의 사나이. daum 메인화면에 배너 광고, 유튜브 생방송 와이드쇼 진행, FC화랑창단총무 등 두드러진 활동! 이때 손 대표는 daum 메인 화면에 이 행사 광고를 내자고 제안하고 메인 화면 상단에 가장 큰 사이즈 배너광고를 띄웠다. 동창회 회원들이 깜짝 놀랐던 것은 불문가지! “아마 고교 동창회 행사홍보로는 국내 최초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비록 상징적이긴 하나 전국의 동문과 재학생들에게 자긍심을 고취하는데 한 몫 했다고 자부합니다” 이후 경주중고 동창회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해온 손원락 대표는 2016년 제 27대 경주중고 서울동창회에서 간사들을 지휘하는 간사장을 맡았고 2020년에는 제29대 동창회에서 사무부총장을 맡았다. 그러나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펜데믹은 아무리 재미와 유익을 추구하는 동창회지만 모일 수 없는 바에는 별무소용! 바로 이럴 때 손 대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2020년 10월, 제29대 동창회 회장 이취임식부터 동창회 TV를 개설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실황을 녹화해서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밴드 공지를 통해 와서 보시라는 정도였지요. 그러다 2021년 4월, 동창회 임원회의에서 ‘유튜브채널이 이미 만들어져 동창회 뉴스를 전하고 토크쇼를 겸하는 와이드 쇼를 한번 해보자’고 제안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역시 대한민국 고교동창회 역사상 최초의 동창회 전문방송이었지요(웃음)” 간단한 동문 뉴스, 동호회와 동문 기업, 열정 동문 소개 등의 코너로 구성된 이 방송은 경주중고서울동창회 회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경주말’로 진행되는 손 대표와 그의 3회 후배인 김종필 변호사의 ‘어리버리한’ 진행은 팍팍한 코로나 상황에서 동문들의 웃음을 유발시켰고 1700여명의 동문들이 적극 시청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손 대표에게는 ‘신언서판을 갖춘 진행자’라는 타이틀도 붙었다. “방송하는 날은 황문섭 동창회장님과 이종영 수석부회장님, 류춘록 사무총장님, 감독을 맞은 조상환 동문이 스텝 역할을 도맡아 주십니다. 허술하고 세련되지 못하지만 고교동창회 역사상 최초의 방송인만큼 열띤 응원을 부탁드릴 뿐입니다” 손 대표는 동창회 TV에 앞서 동창회 내 축구 동아리인 ‘FC화랑’을 창단하는데도 초대 총무로 활동했다. 등산, 골프, 테니스, 바둑 등 기존의 다양한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는 동문회이지만 이 축구동아리는 적극적인 참여와 끈끈함으로 동창회 동호회 활동에 새 지평을 열었다. 창단 6년째를 맞은 FC화랑은 경주고 38회 조규석 회장을 중심으로 5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명예 감독으로 홍명보 전 국가대표 감독을 위촉할 만큼 두둑한 배짱을 가지고 있다. “FC화랑이라 이름 지은 이유요? 다양한 역사적 평가를 떠나 화랑이라는 것이 청소년들의 심신수양을 위한 단순에 조직에 머물지 않고 삼국을 통일하는 주역이 됐음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요. 경주 출신으로 화랑의 후예라는 자부심 이상의 자부심을 축구 동아리에 투영한 것입니다” 이렇듯 지역 동창회 활동을 통해 경주사람임을 확인하고 애향심을 느끼게 되는 것에 대해 손 대표는 이전에 이런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특히 앞으로 경주중고 서울동창회 뿐만 아니라 경주 출향인 사회를 이끌 차세대 주역으로 손원락 대표가 짊어질 짐 또한 무겁다. 무엇보다 후배들의 참여가 현격히 줄어든 것에 대해 고심이 깊다. “졸업생 수도 3분의 1수준으로 줄었고 소통 방식도 다양화 되었습니다. 대의와 명분보다 개인의 행복을 우선하는 시대가 되었고요. 그러나 청소년기 가치관을 형성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 본성을 쫓아 동문회에 한 번쯤은 관심을 가지고 문을 두드릴 것입니다. ‘선배’라는 이름의 우리는 그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후배들이 출향인 사회에 어떤 식으로건 손을 내밀었을 때 ‘재미있고 유익하게’ 그들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그 재미있는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손 대표의 주장은 그래서 더 설득력 있다. 손원락 대표는 향후 10년간은 사업에 충실하며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적은 것처럼 ‘비상’을 꿈꾼다. 50대 중반, 친구들은 이미 명예퇴직을 하고 있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손원락 대표는 이제 시작처럼 보인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일본 어학연수 시절 익힌 일본어, 기본을 익힌 중국어에 이어 51세 들면서 영어도 다시 시작했다. ‘재미’를 중시하지만 자신의 좌우명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는’ 신념과 누구보다 깊은 성찰이 자리 잡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고교시절부터 참여한 문학동아리 ‘옥돌’의 맴버로 수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한다. 때문에 손 대표가 추구하는 재미는 밝지만 가볍지 않고 쉽지만 다시 보게 되는 깊이가 있다. 천북면 화산리에서 태어나 경주고를 졸업한 후 상경, 경희대 무역학과를 나온 손원락 대표에게 경주는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다. 그렇기에 천년고도 경주가 르네상스를 맞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사상적 편견을 버리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포용력을 갖기 바란다. 그래야 더 재미있는 도시가 될 수 있고 그래서 또 다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우리시대 진정한 호모루덴스 손원락 대표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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