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폐교된 천북 물천분교 부지에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창작소’ 조성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지난 14일 시가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부지 매입을 위해 제출한 2021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3차 변경안을 심의 끝에 보류시켰다. 진입도로 미확보와 노후건물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 등이 보류 결정의 주된 이유였다.
경주시에 따르면 문화예술창작소는 구 물천분교 부지 9550㎡, 건물 877.22㎡를 매입해 리모델링을 통해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총사업비 35억원을 들여 공모를 통해 입주한 작가들의 작품 활동 공간인 작업실을 비롯해 체험실, 전시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 내 문화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산업시설을 확충해 문화예술도시 경주의 위상제고와 문화산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
또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새로운 문화예술 관광콘텐츠를 확보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10월 사업에 착수해 2021년 제1차 경북도 투자심사 실무심사, 지난 2월 경주시 공유재산심의회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지난 3월엔 기본계획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도 완료했다.
이번 경주시의회 제261회 임시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10월 부지매입 및 실시설계 후 내년 1월 건축물 리모델링 및 기반조성 공사를 시작해 6월 완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열린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안건 심사에서 보류되면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원들은 먼저 수 십년이 지난 구 물천분교 건물의 안전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경주시는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지만, 건축된 지 50년도 넘은 건물을 사용한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
안전진단을 시행하는 주체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었다. 장복이 의원은 “건물을 매각하는 교육청에서 안전진단 후 매매가 이뤄져야 하는데 경주시가 예산을 들여 안전진단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문화예술창작소로 진입하는 도로가 협소해 자동차의 교행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반대이유로 들었다.
일부 의원들은 “진입로와 인접해 있는 물천경로당이 매각되면서 펜스까지 설치하자 자동차 1대만 지날 수밖에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당초부터 이곳 부지는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하기에는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이날 의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검토 후 보완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 물천분교는 경주시가 지난해 4월 이곳 부지 시립미술관 건립부지로 제시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고, 협소하다는 이유로 추진이 취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