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32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지를 놓고 지자체 간 유치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지난 6일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도전을 공식발표한 가운데,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든 제주도, 그리고 서울, 인천, 여수 등도 가세해 벌써부터 후끈하다. 특히 향후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두고 과열 경쟁도 우려되고 있다. 제32차 APEC 정상회의는 한국이 개최 장소로 정해졌지만, 현재 개최 도시는 정해지지 않았다. APEC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연안 국가 간 경제협력을 목표로 설립된 국제기구로 미·중·러·일 등 세계 각국 정상이 한 곳에 모이는 유일한 회의체다. 회의는 21개 회원국이 돌아가며 개최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 제13차 부산 정상회의에 이어 20년 만에 다시 개최하는 것이다. 개최지는 2023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들이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엄청나기 때문. APEC정상회의 개최도시가 될 경우 경제유발효과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경북연구원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로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생산유발효과와 1만명에 달하는 취업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년 만에 한국에서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면서 먼저 유치전에 뛰어든 곳은 제주도다. 제주도는 지난해 9월부터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추진준비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5년 부산에 밀려 탈락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제주도는 APEC 회의 유치를 위해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에 따른 의제 선점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주도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실현과 친환경 섬 이미지를 중점 부각해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경북도와 경주시는 경주 유치 발표 이후 경북문화관광공사, 경주화백컨벤션뷰로, 대구경북연구원과 함께 유치 추진단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준비상황 보고회와 토론회, 서명운동, 대정부 건의문 채택 등으로 범도민 유치의지를 결집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경주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최적지이자 정부가 공식 지정한 ‘국제회의도시’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와 역량, 경험을 갖추고 있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국제회의에 적합한 인프라와 그동안의 국제회의 개최 경험, 그리고 천년고도 신라의 찬란한 문화유산 등의 강점을 부각시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지지선언 잇따라 경주시가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에 본격 뛰어들면서 지역 기관·단체들의 지지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경주시의회는 지난 13일 2025년 제32차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시의회는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회를 마친 뒤 지지 선언문을 통해 경주가 APEC 정상회의 개최의 최적지임을 강조하며 반드시 유치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경주시는 2016년 월드 그린 에너지포럼, 2017년 세계유산 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국제행사 개최 능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또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가 APEC이 채택한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을 실천하고 대한민국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회로 삼고, 대한민국과 경북도, 경주시의 수천 년 역사,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찬란한 발전상과 미래를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주는 최상의 전시·컨벤션시설, 1시간 내 거리에 있는 김해 및 대구국제공항과 KTX 등 광역교통망을 갖추고 있고, 숙박시설을 비롯한 관련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며 “정상회의를 위한 최상의 경호 여건을 갖추고 있는 준비되고 검증된 도시“라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또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로 결정할 것을 강력히 희망하며 지지한다”면서 “경주시민 모두의 염원을 담아 경주 유치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행정적·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호대 의장은 ‘2025년 제32차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희망 챌린지’에도 동참했다. 서 의장은 SNS 챌린지를 통해 “정부가 공인한 국제회의도시이자 수차례의 대규모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주는 APEC 정상회의 개최의 최적지임이 분명하다”며 “찬란한 역사를 배경으로 한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의지를 밝혔다.
경주상공회의소도 지난 7일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지지를 선언했다. 이상걸 경주상의 회장은 “국제회의 도시 경주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최상의 국제회의 인프라를 갖췄고,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APEC 정상들에게 진정한 한국의 미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며 경주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개최되면 대한민국의 역사와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알리고 경제성장의 요충지로도 세계의 경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2025년 제32차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북문화관광공사도 임직원이 경북도·경주시의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본지 1496호 4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