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부윤(목사, 부사)은 지금의 경주시장에 해당하는 우리 지역의 수령이었다. 이들에 대한 기록이 있으니 ‘경주부사선생안(慶州府司先生案)’(보물 제2038호)이며, 이러한 선생안은 5종류가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고려 명종 25년(1195년)-조선 광무 7년(1903년)까지 708년간 경주를 통치한 440명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하고 있다. 임명직이었던 부윤의 평균 재임기간은 19개월이었으나 병인양요(1866년) 이후에는 성명만 있고 부임하지 않은 부윤도 12명이나 되었다. 오늘날 선출직인 경주시장의 임기가 4년이니 부윤의 2배인 셈이다. 현 시장이 시작한 민선 7기의 임기도 벌써 3년이 흘렀다. 어떤 일들을 이루었을까. 경주시민은 ‘소확행’할까?
경주시가 주낙영 시장 취임 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시민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선7기 3주년 시민만족도 및 행정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민 64.5%가 주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해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시민들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평가 결과 55.9% 대비 8.6% 상승한 수치로, 시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주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것이다. 가장 잘한 사업은 ‘경주페이’, 가장 기대하는 사업은 ‘혁신원자력연구단지’로 나타났으며, ‘경주시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대해서도 시민 77%가 ‘잘하고 있다’로 평가하였고 이를 토대로 시민 72%는 ‘경주가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하여 미래지향적 기대를 보냈다.
이달 초 경주시에서 배포한 ‘시민과 함께한 시정 3년’을 통해 그간의 치적을 살펴보자. 10대 핵심 성과로 1.수십 년 묵은 주민 숙원사업 해결(성건·중부·구정동 고도제한 완화, 천북 희망농원 환경개선 본격화 등), 2.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른 해법 마련, 3.사통팔달 교통망 확충으로 교통체증 해소(황금대교 건설 외 6건), 4.역대 최대규모 재정확충(2018년 대비 24% 증액 재정규모 1조7631억원, 국비보조사업 52% 증가된 4259억원 확보, 총예산 대비 부채비율 0.53%로 감소), 5.역대 최대 정부 공모사업 선정(115건, 국비 2086억원 확보), 6.투자유치 MOU체결(18건, 2조9694억원/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조성 등), 7.외부기관 평가 탁월한 성적 거양(93개 부문 수상/2019-2020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평가 3년 연속 우수등급 및 2021 최상위 최우수 등급 선정, 2020 행정안전부 원스톱 방문 민원창구 평가 대통령상 수상, 2020 대한민국 헌정대상[자치행정 부문] 수상, 2019 대한민국 자치발전대상[기초단체장 부문] 대상 수상 등), 8.기업하기 좋은 도시 건설(대한상공회의소 ‘2020 기업환경 우수지역 평가’ 개선도 전국 1위 달성, 2018년 대비 3배 증가한 중소기업 관련예산 지원 등), 9.경주시 청렴도 2단계 수직상승, 10.교육비용 3무(무상교육, 급식, 교복)도시 달성이 그것이다.
경주시민과 약속한 공약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6대 분야 124개 사업에 완료가 79건, 정상추진중이 40건 등으로 분야별 공약 종합진도율이 80.9%에 이르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301 경제살리기(20개 사업 81.7%),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18개 사업 74.4%), 명품교육·행복하고 안전한 삶(24개 사업 86.2%),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 농어촌(13개 사업 95.9%), 골고루 잘사는 경주(39개 사업 70.5%), 소통·공감·화합의 열린 시정(10개 사업 100%)의 실적이다. 그동안 약속이행을 위해서 공약이행 평가단을 구성하고 운영하면서 공약이행 점검과 평가회의 개최를 통해 시민이 공감하는 현실성 있는 공약이행을 추진하였다.
경주시는 앞으로의 미래 100년을 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라 왕경 핵심유적의 복원·정비를 가속화하고 혁신원자력 연구단지 조성과 중수로 해체기술원 설립, 미래형 자동차 생태계 기반조성 등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살고 싶은 경주, 살 맛 나는 경주, 살기 좋은 경주는 시장의 몫만이 아니다. 경주시 공무원과 시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발전적이고 지속가능한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내 놓고 시장을 앞세워 함께 풀어 나가야 한다.
이제 현 시장의 임기도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1년 뒤 경주시민이 소확행을 넘어 ‘최행(최고로 행복함)’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조선시대 백성들이 치적 높은 부윤을 위해 세운 선정비처럼 경주시민이 ‘최애(최고로 사랑함)비’라도 세울지 모를 일이다. 황성공원 호림정 한켠에는 경주부윤들의 선정비가 20여기 줄지어 서 있다. 대체로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반면에 전라북도 정읍시 고부면의 선정비 무리에 있는 22기는 한두 개를 빼고는 모두 반 토막이 나있다. 부윤의 횡포에 분노한 백성들이 반격한 흔적이다. 조선시대의 백성들이 부윤을 평가하였다면 오늘날은 시민이 시장을 평가한다. 경주시장의 지난 3년 성과에 박수를 보내면서 남은 기간도 시민과 더불어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