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엄종 불국사 아미타불 화상찬 고운 최치원동해 동산에 아름다운 절 있어화엄불국이라 이름 하였네임금이 주인이 되어 친히 이룩하니절 이름 네 마디에 심중한 뜻 담겼네화엄을 주시하며 연화장을 우러르고불국으로 마음 치달아 정토에 드네마산의 독한 기운 소멸하고자마침내 고해의 거친 파도 잠잠케 했네어여뻐라 비구는 즐겁게 보시하고단월은 마음 바쳐 따르기를 서원하네형의를 그려 동방에서 서방정토 생각하며서산에 지는 해가 그 몸을 보도다각기 자기 나라에서 복리를 짓느니아축여래 또한 기이하기도 하옵네부처의 말씀이야 방위를 굳이 분별하랴만필경에는 마음 머물 곳이 있네빈 거울 대하듯 일어나는 망념이여세상수행은 끝을 삼가는데 있으니안도하고 부처님 모습 우러르게 되었으니누가 그 벽을 보고 영험이 없다 하리존경스런 지공과 원공이여생사 간에 모두 불국 안에 거 하도다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 지은 시선(詩選)의 오묘한 뜻을 불국사 가람이 품고 간다. 선사의 시문(詩文)을 감상하며 느린 걸음으로 내딛는 부처님 땅. 사시예불⦁마지(摩旨)예불 목탁소리가 절 도량을 휘감아 사바세계를 헤엄쳐간다. 목어(木魚)의 숨구멍으로 해탈한 번뇌는 물살 깊이로 갈앉아 적막하다. 초여름 햇살에 달구어진 나뭇잎사귀들이 재바르게 푸른 윤기를 발라먹는다. 멀리서 가까이서 그대 그립다 부르는 뻐꾸기 노랫소리 절 마당을 차고 간다. 강우방 『불국사건축의 종교적 상징구조』논문자료를 본다. 불국사 면적: 38.821ha⦁388,879㎡⦁11만 7541평 대웅전영역: 1072평. 극락전 영역: 473평 대웅전면적: 64평(15.5m✕13.7m), 극락전면적: 27평 석축전면 길이: 89m(대웅전: 51m✕71m, 극락전: 38m✕42m) 세계문화유산기념비, 듬직한 돌에 새겨진 서쪽방향 멀리로 영지연못이 보이는 일주문(一柱門)이다. 산문(山門)에 기대는 중생의 발걸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하나의 기둥으로 일심을 긋는다. 한걸음 또 한걸음 일주문 쪽을 훑어 내딛는 길섶엔, 도란도란 경전의 배경이 펼쳐진다. 제일 먼저 반기는 관음송(觀音松) 한그루, 크고 둥근 우주목(宇宙木)인 양 푸른 몸짓에 반한다. 능수버들 손짓하는 반야교(般若橋) 다리 아래로 잉어 떼 한가롭다. 늘어진 수양버들잎사귀에 간지럼 타는 연못수면, 찰방찰방 물소리 까칠하다. 돌계단을 밟고 오르면 욕계 6천 하늘의 첫 번째 문, 사천왕문(四天王門) 열려있다. 사천왕들은 33천 하늘가 수미산 꼭대기 도리천(忉利天), 동서남북을 수호한다. 동방의 지국천왕(持國天王)은 건달바 부단나 등을 거느리고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음양오행설의 방위를 지키는 목(木)으로서 청색을 띠고 있다. 서방의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용과 비사라는 신을 거느리고 있다. 금(金)으로 흰색이다 남방의 증장천왕(增長天王)은 칼을 쥐고 남쪽하늘을 수호한다. 화(火)로서 적색이다.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은 칠보장엄의 갑옷을 입고 있다. 왼손엔 보탑 오른손엔 몽둥이를 들고 야차와 나찰을 통솔한다. 수(水)로 검정색이다. 천왕이 발로 짓누르고 있거나 사타구니에 끼고 있는 사람 닮은 형상은 ‘생령좌’ 또는 ‘마구니’로 칭한다. 사천왕상의 힘센 수호를 방패삼아 부질없는 겁들을 맡겨버리고 돌계단을 내려오면, 불기 2562년(2018년 11월) 개관한 불국사 박물관이다. 장엄한 출토유물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 천년이 미래를 품고 가는 보물창고다. 시간을 따로 내어 충분히 유물을 살피는 관람예약을 점찍어 놓고 걷는다. 해탈교(解脫橋) 물 맑은 다리에 기대어 토함산계곡에서 흘러드는 물소릴 듣는다. 수미산 정상에 다다른 수행의 공덕이 비춰 해탈교는 굴곡진 반야교에 비해 평탄하다. 산자락을 짚어 나온 물소리가 낮은 자세로 콸콸하다. 무심히 물그림자로 빠져들면 개울을 건너는 삼라만상이 해탈의 인연으로 편안타. 물소리 귀담아 고개를 들면 들켜버린 그리움으로 불국사우체통이 안부를 묻는다. ♠행복한 기다림, 느린 우체통♠ 다정한 팻말이 해탈교와 마주한 벽면에 적혀있다. “소중한 추억을 배달해 드립니다. 여기에 넣어주신 우편물은 1년에 2번 발송됩니다.(6월 30일과 12월 31일 수집) 삶의 속도를 줄이고 소중한 시간을 돌아볼 기회를 경험하세요. 사랑하는 이에게 고즈넉한 불국사에서의 추억을 전합니다” 여행의 묘미를 부추기는 ‘불국사 추억우체통’ 엽서를 쓰는 그대 손길 행복한 기다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