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의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 2층에는 기묘한 조합의 매장이 쇼핑나온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먼저 외부에는 10여개의 연이어진 로봇 모형이 사람의 안면을 장착한 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AI로봇을 표방하는 듯 눈동자도 깜박이고 고개도 조금씩 돌린다. 형태도 남녀노소가 고루 표현되어 있다. 얼핏 무슨 로봇 판매점인가 싶어 들어가 보니 갑자기 안경점이 등장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로봇들이 안경을 쓰고 있었다는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시 나가서 확인해 봐도 역시 안경 걸친 로봇은 하나도 없다. 안경점은 분명한 것이 넓은 매장 벽에는 안경들이 군데 군데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안경점처럼 무더기로 안경 샘플이 진열되어 있지는 않다. 마치 안경샘플이 무슨 작품처럼 전시된 느낌이다. 다른 안경테들에 비해 무언가 독특하거나 훨씬 기묘한 느낌을 주는 제품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이는 안경테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계산대 뒤로는 안경과는 전혀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물체를 입체감 넘치는 사진으로 전시해 뒀다.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는 안경과는 전혀 상관없는 작고 기묘한 조각품 같은 것들이 통로를 따라 길게 배치된 선반에 놓여있다. 그 작품(?)들을 내려다보며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따라 자세히 살펴보니 이건 모두가 먹는 케이크다. 케이크라고 얼핏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일반적인 케이크와 모양이나 장식이 전혀 달라서이다. 무슨 수석(壽石)이나 모형처럼 보이는가 하면 보기에 따라서는 혐오감마저 느껴진다. 그런데도 역시 계산대에는 계산하는 고객들이 줄 섰고 심지어 이곳이 카페라서 한쪽으로는 이 특이한 모습의 케이크를 나누어 먹는 고객들이 군데군데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나와서 매장을 보니 영문으로 GENTLE MONSTER(젠틀 몬스터-신사 괴물)라 쓰여 있다. 제목처럼 몬스터다움이 느껴지는 것이 매장이 주는 이미지가 묘하게 헷갈린다. 하도 신기해 매장을 검색해 보니 서울과 수도권, 부산과 대구에만 개장된 프랜차이즈다. 이 기사의 취지는 어떤 효과와 어떤 순익을 올리는지는 관심 밖이다. 다만 이렇게 전혀 다른 이미지의 혼합과 연출이 먹히는 고객층이 있다는 사실이다. 신기함과 즐거움에 홀려 주머니를 여는 고객들에게 이 신기함과 즐거움은 돈을 쓰는 이유를 주는 아이템에 분명하다. 기호도 다양하고 별남을 즐기는 사람도 많은 것이 이런 매장을 가능케 한 것이다. 세상은 참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