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먹는 사람들’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등 반 고흐의 명화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전시가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경주예술의전당 스페이스갤러리(구 어린이갤러리)에서는 오는 18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특별전 ‘반 고흐, 그 위대한 여정’이 열린다.
전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반 고흐의 명화를 누구나 편안하게 즐기고 감상할 수 있도록 원작을 특수 제작, 복제한 고품격, 고품질 레플리카 작품 전시다. 실물과 같은 사이즈와 질감으로 붓 터치와 색감까지 재현한 일부 작품은 명화와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네덜란드의 화가로 ‘불멸의 화가’, ‘태양의 화가’로도 불리며,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이다. 10년간의 짧은 작품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900여점의 회화와 1100여점의 스케치를 남겼다.
극심한 가난과 정신질환에 시달렸지만, 특유의 선명한 색채와 격렬한 붓 터치로 불꽃같은 열정을 쏟아부었던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생존기간 동안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죽은지 약 11년 후 파리에서 71점의 반 고흐 그림을 전시한 이후 그의 사후 명성은 급속도로 커졌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인상파와 야수파, 그리고 초기 추상화에 미친 반 고흐의 영향은 막대하며 지금까지도 여러 분야에 걸쳐 예술적 영향을 주고 있다.
화가가 되기 전 고흐는 상업화랑의 직원, 교회 보조교사, 책방 점원, 전도사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1880년 27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화가가 되기로 하고 브뤼셀, 헤이그, 에텐, 드렌터 등지를 다니며 화가 수업을 쌓아나갔다. 초기 작품에는 농부나 직조공, 광부처럼 노동자를 즐겨 그렸다.
이번 전시는 고흐의 초기 작품부터 작가의 인생 여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화가의 길에 들어서다(1880-1885) △파리에서의 도전과 성장(1886-1887) △남 프랑스 아를, 고독과 희망(1888-1889) △생레미 요양원, 걸작의 탄생(18989-1890) △오베르시르우아즈, 여정의 꽃(May-July 1890) 등 5개의 섹션으로 구분해 대표작품 6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와 함께 더욱 유익한 작품 관람을 위해 △도슨트 투어 △손으로 느끼는 명화 △나도 반 고흐! △함께 완성하는 반 고흐의 방 등 전시연계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오전 11시, 오후 2시에는 도슨트 설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을 직접 만지며 작가의 붓 터치와 작품의 질감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을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또 반 고흐 그림의 바깥 선이 그려진 엽서를 색칠하며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색칠 놀이와 관람객이 스티커를 붙여 함께 완성해 나가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전시를 감상하는 관람객들이 더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관람객 김민경(39, 천북면) 씨는 “광역시를 방문해야 볼 수 있었던 접하기 어려웠던 명화를 경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자부심에 전시장을 찾았다”면서 “미취학 아이를 둔 엄마의 입장으로 이번 고흐전에서 만지고, 함께 색칠놀이를 하며 그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고학년 및 성인들은 해설 없이 작품 옆 글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두 번 진행되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관람대상을 고려해 조금 더 관람객 눈높이 맞춰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진행 방법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욕심을 조금 내자면 타지역에서 전시됐던 빛의벙커(반고흐)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상상하고 오셨던 불들도 많이 계시던데 딱딱하고 격식을 갖추는 전시공간에서 좀 더 자유분방하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전시기획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경주문화재단 측은 “비록 레플리카 전시지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 작품을 한 번에 모아서 볼 수 있다는 효과와 장점이 있다. 예술작품을 더 가까이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전시를 통해 반 고흐 작품의 진수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 메이크앤무브가 주관한 이번 전시는 ‘2021 한문연 전시 공간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았으며 전시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문의는 054-777-5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