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향교 명륜당에서는 지난 9일 전교 이·취임식을 거행했다. 이날 최기환 신임전교는 취임식과 함께 임기를 시작했다. 최 신임전교는 그동안 성균관 청년유도회 경주지부 회장, 숭혜전 원성왕릉 19대 참봉, 성균관 전학, 경주향교 의전수석장의를 역임하며 지역 내 유교문화 보급에 앞장서 왔다. 또 전 전교의 부재 속 의전수석장의 자격으로 전교 권한대행 중책을 맡았다. 향교 업무를 관장하던 중 유림의 추대로 전교에 보궐 선임된 최 신임전교의 임기는 2023년 5월 31일까지다. “여러모로 미숙한 사람을 전교로 추대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전임 전교님들의 훌륭한 업적을 계승하며 오직 봉사의 마음으로 향교 운영에 임하겠습니다” 경주시 외동읍 출신인 최 신임전교 내외는 106세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셔 이 시대 진정한 효자, 효부로 주위 칭송을 받았다. 유교적 이념을 기반으로 남다른 효심을 보였던 최 신임전교 내외의 일화는 타의 본보기가 되며 효 실천과 세대 간의 소통에 이바지한 바 있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정신, 겸손한 마음, 양보하는 마음을 실행하며 효 사상을 계승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최 신임전교는 취임사를 통해 구습을 과감히 정비하고 제도나 규칙 등은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교 각종 사업의 활성화로 유림활동 참여자 확대, 사회교육원 운영의 내실화를 기하겠다고 했다. 경주향교는 신라 신문왕 2년인 682년에 국학을 세운 뒤 오늘날까지 1300여년간 지역의 문풍을 진작하고 인륜의 얼을 바로 세웠다. 주자학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유학을 발전시켰고 조선조에 이르러 그 전성기를 맞아 경주향교는 관학으로서 사학인 서원과 더불어 인재양성의 산실로, 지방 교육문화의 거점이 되어왔다. “전통문화에 대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교문화 거점인 향교와 서원의 활용이 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 신임전교는 향교에서 실시하는 가장 중요한 사업은 ‘제향’과 ‘교육’사업이라고 했다. “대성전에는 대성지성문선왕 공자를 비롯해 연국복성공 안자, 성국종성공 증자, 기국술성공 자사, 추국아성공 맹자 등 오성과 송조의 정호, 주희 그리고 우리지역에서 배출한 설총, 최치원, 안향,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이이, 성혼, 김장생, 조헌, 김집, 송시열, 송준길, 박세채 등 총 25현을 봉안하고 매년 음력 2월과 8월 초정일에 ‘석전대제’를 올리고 있으며, ‘정조 알묘행사’ ‘공부자서거일 헌다례’ 등 제향 행사를 통해 유교의 제례 문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 신임전교는 현재 경주향교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유림의 고령화와 젊은 청장년층과 여성 등 계승 세대의 유교 인구 확보가 아쉬운 실정이라고 했다. “예법과 한문, 권위성과 봉건성 때문에 아직 유교에 대한 시민들 의식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유교 인구 확보를 위해 향교문화재 활용사업인 ‘향교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주향교에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음식을 찾아 그 맛과 특성을 살려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신라전래음식 경연대회’도 해마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통적 윤리 가치관 활성화를 목적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사회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인성을 수련하는 ‘어린이선비학교’와 ‘청소년 인성교육 현장교실’ 등을 운영하며 젊은 세대와 여성, 중장년층 등 유교문화 계승세대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회교육원의 적극적 운용으로 경주 유림의 의식향상과 소양 증진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최 신임전교는 경주향교가 시민들의 건강한 인성 함양을 통해 마음 정화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나보다 남을 앞세우는 겸손한 마음과 양보의 미덕을 지키며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아끼는 전통생활의 미풍양속이 소생되는 밝고 맑은 앞날의 그림이 완성되도록 경주시민과 유림제현께서 질정과 가편의 매서운 정필을 더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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