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의 숙면. 그 외 모든 시간은 운동화를 꽉 동여매고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경주박물관대 46기 기초반 임은수(57·용강동·인물사진) 회장.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협력을 위해 곁에 같이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화합된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임 회장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났다.
-나눔에도 성장이 있다 처음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역에서 일하며 얻은 수익의 일부를 사회로 환원하자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내가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도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경주시민에게 사랑받는 사업장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동들, 라면으로 매 끼니를 때우는 생계가 어려운 어르신들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면서 화합된 경주시를 만드는데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네의 어려운 이웃에게 식료품, 생필품 등 단순 물품 나눔을 하였지만 지금은 더 많은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정기급식 후원, 결식아동 후원 등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사회공헌을 생각하게 됐고 사회공헌활동을 하다 보니 문화향유기회도 더 많이 갖게 돼 나누고 싶은 것도 더 많아졌습니다. 소량을 지원하는 사람들과도 나눔을 연계할 수 있어 나눔에도 성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공헌활동 혹은 나눔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한마디 처음부터 사회공헌활동, 나눔 활동과 같은 크고 무거운 주제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나눔 활동은 내 생활에서 찾아야 되고 쉬워야 반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눔을 시작한 계기는 ‘금연’입니다. 1995년 건강을 위해 금연을 결심하면서 금연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매달 담뱃값 10만원으로 두 아들과 함께 이웃한 경로당 2개소에 라면과 간식을 사다드리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를 회상하며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면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들께서 저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아들에게 약속을 어기는 실망을 주는 일이라 생각되어 그 후 절대 담배를 피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를 통해 금연에 성공하고 나눔도 하는 일석이조의 행복을 찾았지요.
나눔과 사회공헌을 하려는 분들 중 ‘활동 할 시간이 없다’ ‘나눔 할 물건, 돈이 없다’고 쉽게 포기하시는 분들에게 용기를 주는 한마디를 하자면 나눔이라 해서 꼭 크고 많은 것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우유 2팩을 사서 한 팩을 나누는 것도, 결식아동을 위한 하루 밥값 몇 백원 후원도 나눔의 시작인거죠. 조금씩 하다보면 주변 이웃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되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제가 생각하는 사회공헌이고, 시민에게 받은 관심을 시민에게 되돌려주며 살아가는 행복이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남는 시간에 대한 활용 방법을 찾았습니다. 화장실에서 용변 보며(그 시절은 가능) 담배 피우던 습관을 다이어리를 펼쳐서 어제의 부족사항과 오늘 할 일을 기록하며 업무에 도움 되는 습관으로 바꿨지요. 하루에 담배를 2갑반을 피우는데 시간으로 환산하면, 1개피 당 3분으로 계산, 하루 3시간. 그 당시 컴맹을 탈출하기로 맘먹고 점심 전·후 30분을 활용해 현재는 타자 속도가 분당 500타정도의 수준이 됐으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모두 취득했습니다.
-박물관대 46기 기초반은 경주문화가 좋아서, 경주 역사를 배우기 위해 주부, 사업가, 회사원, 공무원, 은퇴자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었으며 수강생은 129명입니다. 토요일은 박물관 강당을 가득 채우는 이론학습, 일요일은 답사를 통해 현장학습이 이뤄지는데 매회 80명 정도가 참여를 합니다. 코로나19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모두가 배려하며 간식도 나눌 수 없지만 대구, 부산, 포항, 울산 등 시외지역에서 경주를 알고자 하는 이들이 함께 합니다. 학습내용을 복습이라도 하듯 강의 전 퀴즈풀이로 배운 것을 익히고 이름을 불러주고 서로 얼굴도 익히기 위한 구역별 미팅도 박물관 내 야외공간에서 진행하며 수강생들의 의욕을 끌어당기고 코로나19로 힘든 과정을 잠깐이라도 웃으며 보낼 수 있도록 임원진들과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학습 분위기를 위해 방역수칙 강의실 분위기 잘 지켜주시는 학우님 감사합니다. 임원진 여러분 고맙습니다.
기초반에는 10쌍의 부부 수강생이 있으며 전·현직 교사들도 많지만 제자들도 많아 스승의 날을 맞아 깜짝 이벤트를 열어 과거 속 스승과 제자가 되어 꽃다발을 선물했으며 박물관 이광오 총장님께도 스승의 날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이를 지켜 본 학우들은 “요즘 학교에서 조차도 잘 실시하지 않는 스승의 날 깜짝 행사진행에 감동받았습니다” “중·노년이 되어 같은 공간에서 학습을 하는 시간이 참 고맙습니다” “고마움을 알면서도 잊고 지냈던 스승님께 오늘은 꼭 전화해야 겠어요”라는 말에 임원진들도 학우들도 모두 큰 박수를 치며 만족해했습니다. 이런 것이 제가 생각하는 사회공헌이고 시민에게 받은 관심을 시민에게 되돌려주며 살아가는 행복인 것 같습니다.
임은수 회장은 1989년부터 경주에 정착해 2009년 매일우유 대리점을 개업한 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속적으로 나눔과 봉사를 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2012년 문화고 우유급식지원, 2013년과 2014년 선덕여고 장학금 지원, 2016년에는 YMCA 결식아동 우유급식 지원을 해왔다. 현재는 알코올중독으로 생활이 어려운 지인에게 매월 무료 정기급식을 후원하며 YMCA 후원과 용강초 교장선생님께서 추천하는 학생에 대해 매월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임은수 회장은 이러한 지원활동의 목적을 “어려운 이웃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그 분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