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출신 유명 출향인 중에는 유난히 법조인이 많다. ‘층층시하’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판사와 검사 등 현직은 물론 이들 법조 기관 출신 변호사들과 최근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법조인들이 기업과 사람들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변론하기 위해 활동하는 중이다. 특히 경주출신 법조인들 중에는 출향인 사회는 물론 고향 경주를 아끼는 법조인들이 유난히 많아 타 도시 법조인들의 경외감을 얻고 있다. 법조인의 이미지가 다소 고압적이고 자존심 세게 보이는 면이 있지만 경주 출신 법조인들에게는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많은 경주 출신 출향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철저한 자료분석, ‘의뢰 받은 일 아닌 내 일’ 충분한 의뢰자 입장 파악으로 사건 돌봐 이강길 변호사는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정겨운 이미지의 법조인이다. 그는 30대 시절부터 출향인 사회에서 봉사를 시작한 몇 안 되는 변호사 중 한 명이다. 지난 5월 법무법인 H(에이치)를 출범시킨 이강길 변호사는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에서 막내뻘 간사로 오랜 기간 활동해 왔다. 이 변호사 연령을 전후로 한 세대들이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어져 동창회나 향우회 같은 출향단체들에 참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런 주변 상황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특유의 스마트한 웃음을 띠며 대부분 선배들로 구성된 동창회 사무국에서 기꺼이 굳은 일을 해온 만큼 선배들은 누구나 이 변호사를 각별한 후배로 여긴다. 이 변호사는 안강이 고향으로 경주고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사법연수원 39기로 변호사가 됐다. “법과대학에 진학한 것은 꼭 변호사를 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학창시절 추론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적성에도 맞았고 억울하거나 부당한 것을 참지 못하는 제 성격에도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가 되고 일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에 더욱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사건이건 일단 변호에 나서면 자신만의 투지가 살아나 일에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의뢰받은 사건이란 것이 변호사에게는 일상적인 업무일 뿐이지만 의뢰인에게는 인생이 걸릴 만큼 중요한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건마다 ‘이건 의뢰인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일이다’라는 심정으로 임합니다” 그러다보니 유달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서 의뢰인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이 변호사는 대부분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각종 개인이나 기업관련 분쟁 및 소송, 민사, 가사, 형사에 이르기까지 업무반경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인 ㈜다인돌봄을 비롯 ㈜청솔트러스트, 올리바인, ㈜KSC건설, ㈜성우에스아이건설, ㈜태진종합건설, ㈜루센트 등 기업의 변호를 전담하고 있다. 또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총동창회,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등의 변호업무를 맡거나 이들 기업의 자문을 맡고 있다. 이 변호사는 로스쿨 제도가 생긴 이후 변호사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자신만의 고객들을 잘 관리하고 있는 변호사로도 알려져 있다. “제 강점은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변호에 앞서 관련 자료에 있는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를 꼼꼼히 분석하는데 이런 세심함 덕분에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중요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러한 정보가 사건의 성패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 변호사는 지난 5월 법무법인 H(에이치)를 출범시키면서 출향인들의 격려와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H의 뜻이 참 다양하고 의미 깊었다. “H는 High Spirit(진취적 기상), Harmony(조화), Humanity(인류애)를 상징하고, H에서 견고한 양축은 신사업과 기존사업, 기업과 고객을 뜻합니다. 그 축을 가로지르는 가운데 교량(Bridge)은 양축의 균형적 만남과 통합으로 ‘성장하는 미래’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래 법무법인 H는 누구에게나 든든한 사다리가 되고 서로 잇고 통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 변호사는 법이라는 분야가 가진 특수성상 고액의 변론비가 소요되고 일반인들이 스스로를 변론하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나름대로 법으로 봉사하고 싶다는 장기적인 자신만의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친다. “아직은 그런 여건이 되지 않지만, 향후 언젠간 변호사 선임하기에 경제적 여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의뢰인으로부터 키우던 닭 한 마리를 수임료로 받고 사건을 맡을 수 있는 그런 인정 있고 사람냄새 나는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로스쿨 출신 후배들, 전문선 강화해야. 시간 헛되게 쓰지 않고 제때 보람 있는 일 하고 싶어 한편 이 변호사는 로스쿨로 변호사가 되는 시대를 맞아 변호사가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보다 전문성을 띠라고 조언한다. “앞으로의 변호사 시장은 변호사 수가 급격히 늘어남에 점점 경쟁이 치열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변호사로서 성공할 수 있는 기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되더라도 변호사라는 자격증이 대학교 졸업장과 같은 기본적인 것일 뿐이니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 가질 수 있는 재능이나 강점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 변호사는 업무특성상 늘 바쁜 시간에 쫓기다보니 그럴수록 ‘시간을 헛되게 쓰지 말자’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강조한다. 특히 자신이 처한 시기마다 부여된 그 시기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김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체계적으로 살찌울 수 있다고 단언한다. “사람은 누구나 같은 시간을 보내고, 학생일 때, 20대, 30대, 40대, 50대 등 각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일이 각각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은 가급적 그 나이 대에 다 해보고자 합니다. 특히 변호사 일을 하면서도 가급적 보람된 일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이런 이변호사의 마음이 작게는 법조인으로 향우들을 위해 봉사하는 활동까지 솔선수범하는 기본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경주고 서울동문회 간사활동을 오래 했습니다. 대부분 까마득한 선배님들이라 그분들을 통해 인생의 경험이나 사람을 대하는 마음을 많이 배우게 되었고 동창회에 관하여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또 다른 면에서의 공부이기도 했고 그만큼 애착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얼핏 보면 알 수 없었던 동창회 조직 운영이 동문회 임원들의 봉사행위가 동창회 존속의 힘이 되고 사람을 묶는 동력이 되는 것을 알았고 자신 역시 그 일원이 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특히 이 변호사는 자신의 연령대에서 이런 조직에 봉사하는 사람들의 자꾸 줄어드는 것이 시대의 조류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이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이런 단체들에 참여하여 더 넓은 견문을 넓히기를 권유했다. 나이 많은 선배들을 만나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해도 점차 경륜 깊은 선배들의 풍부한 식견을 자양분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자신처럼 봉사하는 것이 즐거울 것이라는 말이다. “경주야 항상 가고 싶은 곳이고 정겨운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아직은 업무를 위해서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나중엔 꼭 마음 맞는 반갑고 정겨운 사람들과 경주에서 살고 싶습니다” 언제나 환한 웃음을 띠며 자신의 변호업무에서 혼신을 다하는 한편 층층시하 고향 사람들 틈에서 기꺼이 봉사하기를 즐기는 이강길 변호사. 그의 젊은 패기와 날카로운 지성, 따듯한 마음이 그를 찾는 의뢰인들과 주변 사람들 속에서 더욱 빛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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