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다’ ‘힙하다’ ‘트렌디하다’...,
도심 속 한옥 북카페 ‘문정헌’에서 경주를 자유롭고 독특하게 해석한 쨍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통적 문화의 대표 주자격인 경주에 최근 2030이 즐겨 찾는 팝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어 화제인데, 바로 경주시가 운영하는 문정헌의 첫 번째 예술프로젝트 전시인 ‘POP POP POP’이 그것이다. 황리단길 초입, 대릉원 맞은편에 위치한 북카페 문정헌(경주시 태종로 755)에서 무료 개방되고 있다.
문화공간에서의 이번 전시에는 경주의 팝아티스트 작가 김서한을 비롯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가장 핫한 팝아티스트 아트놈(ARTNOM)과 임지빈 작가가 참여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팝아티스트들은 경주의 유서깊은 거리와 대표문화재를 유쾌하고 재기발랄하게 평면과 입체작으로 재해석해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석가탑과 다보탑을 소재로 하는 전통성에 미래지향적 새로움에의 추구를 더하는가 하면, 경주와 여러 도시의 골목과 거리 풍경이 다채롭게 해석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
경주시가 주최하고 대추밭백한의원이 후원하는 이 전시는 황리단길 인근의 고풍스러운 전통한옥 아래서 펼쳐져 더욱 인상적이다. 톡톡 튀는 팝아트와의 만남은 고답적인 경주에 생기를 더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다소 보기 어려운 새로운 전시 쟝르를 통해 경주 미술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새로운 출발로 매우 의미있는 전시라는 평도 얻고 있다. 고풍스런 공간에서 최첨단 팝아트작을 전시하는 컨셉트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과 유머러스한 팝아트 작품들은 코로나로 움츠렸던 우리들 숨통을 트이게 한다.
‘POP POP POP’전은 각자가 보이는 대로 즐기면 된다. 우리에게 가장 가깝고 재밌고 아름답게 와 닿는 이번 전시는 7월 24일까지(월,화요일 휴관) 계속된다.
한편 지난 3일, 이 전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의 만남(전통문화존중과 현대예술수용)’ 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패널로는 주낙영 경주시장, 오기현 (재)경주문화재단 대표, 최영조 경주미술협회장과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임지빈, 김서한, 아트놈 작가가 함께했다.
작가 아트놈은 “작가로서 의무감으로 출발한 새로운 시도였다. 전통적 요소를 바탕으로 작업했고 경주의 전통문화와 현대미술과의 콜라보레이션이라 생각한다. 이로써 경주에서 새로운 문화적 요소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런 작업들이 쌓인다면 경주는 더 강렬한 이미지를 구축할 것 같다. 전통을 존중하면서 현대식 감각으로 재해석할 때 후일 지금의 이 작업이 또 하나의 전통이 될 것이다. 젊은 관광객도 이런 작업을 감상하면서 경주를 쉽게 이해하고 자주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라면서 “첨성대나 대릉원 등의 규모있는 공간에서 초대형 에어 조형물 등을 설치한다면 전통과 현대가 더욱 묘한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도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유교적이고 다소 폐쇄적인 경주에서 자유롭고 유니크한 이번 전시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이 전시로 기존 미술계에는 ‘균열’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또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줘 박제화 된 역사도시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고 젊은 작가군이 도전하는 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문화재만이 능사가 아니라 근엄주의를 깨는 문화 운동이 활발해지는 데 일조하고 있는 이번 전시 의의가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획, 총괄한 대추밭백 한의원 백진호 원장은 ‘MATTRESS’ 팀과 함께 젊은 팝아트 작가군과 경주시를 매개하며 첫 시도로서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백 원장은 “황리단길을 찾는 젊은 관람객들이 즐겨 찾고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시도한 전시다” “김서한 작가는 대추밭장학회 ‘2021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기대주이고 가장 핫한 팝아트 작가 아트놈과 임지빈 작가를 유치해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이 작가들은 경주의 전시일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접근성이 더욱 좋은 장소에서 더 큰 전시를 구상 중에 있다. 그래서 오는 11월 경 ‘굿바이 경주역(가제)’ 전시를 할 예정이다. 100년 역사성을 지닌 경주역에서 근대건축물로서의 시간성과 함께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이번 전시는 경주 미술계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래된 미래도시 경주의 문화예술이 나가야 할 비전을 제시한 이번 세미나는 ‘고무적이고 혁신적 시도’라는 결론을 도출하면서 관람객뿐만 아니라 경주시의 전폭적인 이해를 이끌어냈다. 경주시도 현대미술의 새로운 사조를 적극 수용해 오래된 전통과 함께 공존하는 예술도시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