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서울연극제에서 경주출신인 극단 이루 손기호 감독이 연출한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가 지난달 30일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 폐막식에서 우수상(종로구청장상)을 수상했다. 열연한 장하란 배우는 연기상을 공동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100여편의 작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인 이번 서울연극제는 1차 선발 작업을 통해 모두 8편이 경쟁부분 본선에 올라 엄정한 코로나 수칙 아래 관객들에게 공연되었고 이 과정을 통해 최종 수상작이 정해졌다. 67회 공연 중 50회가 매진되는 등 평균 객석점유율 91.9%를 달성하며 5년 연속 최고 점유율울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기호 감독이 수상한 이번 연극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 가며 연극의 다양한 층위를 통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 작품이다. 극장, 관객, 연출가, 배우, 작가 등의 이야기가 연극 속의 연극, 연극 밖의 연극 등의 흥미로운 작품 구조로 구성돼 관객을 극 속으로 끌어들이는 색다른 연출이 시도됐다. 특히 손기호 감독의 이 연극은 동일한 텍스트를 가지고 연극과 영화 두 가지 장르를 함께 제작한 특별한 프로젝트로 주목받기도 했다.
손기호 감독은 “배우들의 열연과 스탭들의 화합으로 작품의 의도가 분명히 전달돼 큰 상을 받았다”며 “코로나19로 연극계가 오랜 침체를 맞고 있는데 빨리 이 상황이 극복돼 좀 더 자유롭게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극제에서 극단 신세계의 ‘생활풍경’이 대상을 받았고 연출상과 신인연기상 등 3관왕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생활풍경은 발달장애인 학교 설립을 둘러싼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무대와 객석 사이의 벽을 허문 ‘난장토론’ 형식의 연극이다. 희곡상은 고등학교 핸드볼 선수의 이야기를 통해 성장통을 다룬 ‘다른 여름’의 최치언 각가에게 돌아갔다. 허길동전의 김승진 음악감독과 ‘붉은낙엽’의 신승렬 무대디자이너가 무대예술상을 받았다. 또 연기상은 이승훈(노인과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박완규(붉은 낙엽), 설재근(정글)이 장하란씨와 함께 수상했고 신인연기상은 김선기(생활풍경) 장석환(붉은 낙엽)이 공동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