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시리즈로 유명한 조각가 오동훈 의 개인전 ‘버블스토리’가 6월 19일까지 JJ갤러리(관장 김정자)에서 열린다. 다양한 컬러와 형태의 유쾌한 버블 작품이 갤러리 실내외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갤러리 외관은 자연과 작품이 어우러져 마치 조각공원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구(球), 버블, 모듈화, 확장성, 컬러 등 오동훈 작가의 작품의 특성을 꼽으면 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크기의 구를 활용해 기본적인 도형을 형성하고, 구의 집적 혹은 이완의 공간 균형미를 적절하게 조율해 특유의 동세가 만들어진다.
모티브로 삼은 비눗방울이 지닌 가벼움이나 부풀려진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감성적인 율동감도 연출되고 크고 작은 구체들이 서로 이어지거나 확장돼 제각각의 형상이 완성된다.
오동훈 작가는 나고 자란 고향 마을에 위치한 JJ갤러리에서 마을 사람들과 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르고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앞서 오 작가는 경주한수원본사 초대개인전을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직선의 면과 곡선의 볼의 조화가 어우러진 신작 ‘사슴과 구름’은 한수원 측에서 대여해 여전히 전시 중이다.
초창기 기하학적 형태의 스테인리스 조각들을 정밀하게 용접한 작품을 선보였던 오 작가는 이후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를 발표하며 스테인리스 볼을 도입했다. 그리고 스테인리스 볼을 자르고 덧붙혀 사람과 강아지 형태의 버블 스토리 작품에 이어 현재는 면과 볼을 접목해 새로운 작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비눗방울이 허공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거나 바람이 불면 어디로 날아갈지도 모르는 것처럼, 사람 사는 세상의 인생사 또한 그럴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그것들은 어디서 본 것 같은 데자뷰이고, 저만큼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신기루들이며, 현실과 비현실이나 실상과 허상의 경계에서 출몰한 형상들이죠. 입체 조형물이 사람이나 동물을 닮아 갈수록 직선과 각보다는 곡선을 닮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록 재료를 절단하고 용접하는 제작 과정에서 다소 거칠어질 수 있겠으나, 숨겨진 노력을 물성 자체의 내재된 고유한 속성을 둥글둥글하게 표현하죠. 이는 보는 사람에게 친근함과 휴머니즘을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자신의 조각품을 더 많은 이들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 다양하게 상품화하고 싶다는 작가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시장에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NFT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가상 자산이다. 이 인식 값으로 각 토큰이 가진 서로 다른 가치를 구별하기 때문에 고유성, 희소성이 높아 수많은 아티스트와 예술품 수집가들이 NFT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고향 경주에 다시 정착한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는 오 작가는 작품만 봐도 알 수 있는 국내외 유명작가다. 현곡에서 태어나 경주서 학창 시절을 보냈던 작가는 각박한 서울 생활보다 고향 생활이 정서상 편하다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공간에서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각박했던 서울 생활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또 고향에 와서도 그 흔적들로 전시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생동감 있고, 율동감 있는 버블 시리즈 작품을 통해 관람하는 이들이 즐겁고 밝은 기운을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오동훈 작가는 서울예술의전당, 대만엑스포공원 엑스포돔, 서울금산갤러리, 경주예술의전당 알천갤러리, 경주한수원본사 등에서 11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여회의 국내외 그룹전 및 초대전에 참여했다. 홍천동심조각공모(2020)와 제천시 야외조각공모(20014)에서 대상 수상의 이력이 있으며, 미술은행(국립현대미술관), 경주예술의전당, 포항육거리, 영천별별마을, 대부도유리섬미술관, 보령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