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코로나19로 긴장을 해도 봄은 여름을 맞이하고 항아리 속의 장도 익어간다. 햇된장의 맛이 어떨지 참 궁금하다. 서면 천촌 주사골 한 농가 황토방 앞 뜨락에서 지난 5일 전선자(서면 천촌 주사골) 씨는 마당 한켠 장독대에서 전통 장 가르기를 했다. 장 가르기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집단 활동을 할 수 없어 가족, 지인들과 함께 직접 진행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했다. 전통장의 우수성 및 장 담그기 과정 등을 부부가 함께 대화를 나눈 후 된장ㆍ간장을 나누어 숙성시키는 ‘장 가르기’가 이어졌다. 장 가르기는 잘 숙성시킨 장에서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는 작업으로 전통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다. 보통 장은 담근 지 50일정도 지나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며, 분리한 장은 3~6개월 정도 숙성 후 먹을 수 있다. 이 가정의 특이한 점은 된장 숙성 시 광목천을 깔고 그 위에 다시마를 올린 후 소금을 얹고 숙성시킨다. 이때 다시마와 소금을 돌리는 이유는 벌레 혹은 이물질에서 된장을 보호하고 골마지가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이젠 유리항아리 뚜껑을 덮어 주면 끝이다. 예전엔 항아리 뚜껑을 열고 닫아 가며 햇빛이 잘 들도록 해줬는데 그 번거로움을 요즈음은 투명 유리 항아리 뚜껑이 나와 아주 편리해졌다. 된장은 햇빛과 바람, 기온을 통해서 숙성되고 발효되기 때문에 오래 묵어야 제 맛이라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의 식문화를 책임져온 전통 장과 발효의 가치를 되새기고자 전통 발효음식인 장(醬)의 제조 과정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햇볕이 잘 드는 장독대의 항아리 속에서 메주와 물과 소금은 서로에게 작용하며 익어갑니다. 소금물을 흠뻑 먹은 메주는 발효되면서 소금을 녹인 물은 간장물이 되지요. 이처럼 전통 장 가르기는 장 담기에서부터 시작되고 핵심은 정통 방법대로 해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국산 콩으로 좋은 물을 사용하고 메주를 잘 만들어 잘 띄워서 염도를 잘 맞춰야 제대로 전통방식을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날 전씨 부부는 항아리에 숙성시킨 장에서 간장을 분리하고 메주를 으깨어 된장으로 만드는 과정을 진행했다. 지난 2월 말일 직접 장을 담근 뒤에도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며 메주가 장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정성들여 실행했다. 직접 담은 장이 잘 숙성됐을 즈음에는 된장과 간장을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 나누는 좋은 자리가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분리한 장은 여름내 항아리 속에서 햇볕에 다려질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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