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을 들어낼 무렵 계속되는 가뭄으로 그렇게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컴컴해지더니, 천둥과 번개가 무섭게 치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설 같은 귀이한 현상이었다. 우연의 일치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나 신비로웠다. 당시 금관 수습상황은 천마총 보고서에 자세하게 기록돼있다’-본문 중에서 평생을 문화유산 발굴조사에 참여해온 (재)계림문화재연구원 남시진 원장이 최근 발굴 현장의 생생함을 담아낸 ‘나의 문화유산 이야기’를 발간됐다.
책은 △들어가는 글을 시작으로 △사찰/사찰터 △고분 △건물터 △교량지 △불탑 △유적 정비 복원 등 7개 섹션으로 나눠 발굴조사 과정과 사진을 수록해 발굴현장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건축을 공부했던 저자 남시진은 1970년대 대부분 사람이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 지인의 소개로 불국사복원 현장에 참여하게 됐다. 그렇게 당시 우리나라 근대 발굴조사의 선구자 창산 김정기 박사와 인연을 맺었다.
고고학 현장에 실측을 도입한 김정기 박사와 실제 실측을 담당한 남시진 원장. 그는 배움의 열정과 의지를 갖추고 불국사 복원 설계도면을 완성했고, 그 도면으로 복원공사를 완료했다. 이후 천마총, 황남대총 발굴조사와 동궁과 월지, 황룡사지, 월성해자, 감은사지, 월교지, 분황사, 춘양교지 등 경주 중요 유적들 발굴조사에는 늘 그가 함께했다.
평생을 문화유산 발굴조사에 참여한 남 원장은 이번 ‘나의 문화유산 이야기’를 통해 베일에 가려있던 당시 발굴과정을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
남 원장은 “문화유산은 많은 국민이 함께 공유할 때 그 빛을 발하고, 유적의 중요성도 공유할 수 있다. 이 책은 현장 실무자의 경험을 그대로 녹여 일반인들이 쉽고, 간접적으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서 “이번 책 발간이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를 높이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남시진이라는 제 이름 세 글자가 발굴보고서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보람을 느낀다. 20대 초반 문화유산과 맺은 인연으로 지금까지 그 연을 이어가고 있고, 평생을 문화유산과 함께하고 있다는 자체로도 행복하다. 여생도 고향 경주에서 문화재 복원 및 발굴에 내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자 남시진은 1951년에 경주에서 태어났다. 1970년 경주 불국사 복원공사 발굴조사, 설계, 시공, 감리 참여를 시작으로 경주의 수많은 문화유산 발굴조사에 참여했다. 1978년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 입사해 2011년 6월 명예퇴직, 현 (재)계림문화재연구원 원장이다.
그동안 발표한 논문으로는 ‘고대건축 기초공법연구(전국문화논총, 한국전통문화대학교, 2010)’, ‘신라석탑의 시원 고찰(문화재지, 국립문화재연구소, 2009)’, ‘감은사지 삼층석탑구조에 관한 연구(건축역사 연구, 대한건축역사학회, 2008)’, ‘월정교의 복원적 고찰(건축역사 연구, 대한건축역사학회, 2007) 등이 있다.
책 구입문의는 나무기획 054-774-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