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마스크가 생활화 됐지만 그만큼 마스크에 대한 부담은 커지기만 한다. 날씨가 추울 때는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보이지 않고 날씨가 더워지면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마스크까지 하고 있으려니 답답함이 커진다.
남산 동남편 기슭에서 한옥민박을 운영하는 이경미씨가 이런 마스크의 부담을 확 날릴 만한 포스팅을 올려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혜리원에 숙박한 손님이 선물로 주고 간 마스크에 모든 눈길이 쏠린 것. 치과용 일회용 마스크로 보이는 마스크에는 빨간 열매와 노란 꽃을 수놓아 누가 봐도 공이 많이 든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경미씨가 쓴 글이 더 눈에 띈다.
“바늘에 찔려도 아픈지 모를 정도로 손에 감각이 없으신 분이 한 땀 한 땀 수놓아 선물해 주신···”
글 내용으로 보면 몸이 불편해 손 감각이 퇴화된 분이 정성껏 수 놓은 마스크를 선물한 것으로 보인다. 무감각해진 손으로 수 놓았을 정성을 생각하면 마스크가 단순한 마스크로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 그래서인지 이경미 씨도 ‘쓰고 버리는 것이 아까워 보관하려다’ 손님에게 일부러 보여 주기 위해 마스크를 골라 썼다는 말을 올렸다. 한옥 주인과 투숙객이 나누는 정 치고는 한참 생각하게 하는 울림이다. 이런 정성어린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호흡이 갑갑하지 않을 듯하다.
마침 부군인 한용석 씨 페이스북에도 뜻밖의 선물이 전달됐다. 며칠 전 근처 맛집인 ‘호박 고을’ 사장 김성대 씨가 나눠준 ‘두릅’이 그 주인공! 그런데 이 두릅이 청도에서 김성대 씨 부모님이 따서 보낸 것을 또 다시 나누어준 것이라 이걸 받은 한용석 씨가 더욱 감격하며 ‘산타가 다녀갔다’며 기뻐했다. 부모님에게 받은 귀한 두릅을 더욱 가치 있게 나누어 먹은 김성대 씨의 마음이 글을 통해 느껴진다. 그런 한편 며칠을 틈으로 부부가 모두 귀한 선물 받은 것으로 보면 이들 선물 준 이웃과 손님도 대단하지만 이처럼 이웃 및 손님과 진신으로 소통해왔을 법한 부부의 마음을 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를 두고 한 페이스 북 친구분이 “요즘 산타는 화사한 봄에도 오나요?”라는 댓글로 박수를 보냈다. 사람들의 마음이 넉넉하면 산타가 아무 때나 오기도 하겠지만 이미 스스로가 산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