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 김중미 낮은산 / 280쪽 / 11,500원새끼들을 다 잃고, 늘 배가 고픈 채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고양이 모리는 엄마를 잃은 연우와 가족이 된다. 연우는 일하느라 늘 바빴고,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삶속에서 갑자기 죽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연우는 슬픔을 모두 끌어안은 채 혼자 견뎌야했다. 혼자만의 상처인줄 알았던 연우는 가족이 된 길고양이 모리, 앞을 못 보는 크레마, 버림받은 마루, 아기고양이 레오와 함께 지내면서 부풀어 오른 풍선처럼 커진 상처를 조금씩 꺼내놓기 시작한다. 고양이들과의 소통으로 연우 자신의 상처보다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엄마, 엄마에게 공감을 해주지 못한 죄책감에 아파하는 아빠의 상처를 보게 되면서 성숙해가는데...[이 책을 읽고]고양이는 그루밍을 통해 서로에 대한 소통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서로를 이유 없이 밀쳐내고, 경계하기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해 주는 것 같다. 하루 하루 고달픈 삶을 사는 사람들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라 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들의 삶 뿐 아니라 우리보다 더 약자인 길고양이들의 삶 또한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픔이 많은 존재들이 온전한 소통을 통해서 아픔을 나누어 가지며 희망적 치유를 해가는 이야기, 나의 아픔만 아니라 상대방의 아픔까지 이해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별의 빈자리를 다른 존재로 채우기보다, 남겨진 빈자리를 추억으로 채워 견뎌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이별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경주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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