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1월 ‘봉사·명예·정론(奉仕·名譽·正論)’ 사시(社是)를 기치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경주를 만들기 위해 출발한 <경주신문>이 올해로 창간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새해벽두 색 바랜 경주신문을 펼쳐 살펴 본 30년 경주사(慶州史)가 올해 따라 유난히 의미 있어 보입니다. 우리나라 지역신문 대부분은 1988년 말부터 전국 중소도시에서 창간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주신문은 1989년 경주의 가치를 계승 발전시키고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출발했습니다. 각 지역마다 창간된 지역신문은 지역 역사의 기록자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한 노력들은 겹겹이 쌓인 결과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치·언론학계에서는 주민자치시대가 정착되기 위해 필요한 언론은 바로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역신문이며 바른 길을 가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박수와 지원을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주신문은 지난 30년 간 경주사회에 일어난 행정, 정치, 문화, 예술, 교육, 인물, 스포츠 등 대부분의 일들을 빠뜨리지 않고 ‘진짜기사’로 남긴 보람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과거 노력의 자부심이 현재와 미래에 초석이 되지 못한다면 진전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경주신문이 지역사회를 위해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1990년대 초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경주신문의 역할은 더욱 커졌고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역현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해 주민 참여를 이끌었고 주민여론수렴 창구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선출직에 대한 견제와 각종 정책추진의 검증과 대안제시, 주민참여운영도 타 지역신문에 앞선 모범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지역신문이 그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뿌리내리기란 쉽지 않은 것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경주신문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언론의 책임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쌓아 온 역량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지역신문의 뿌리는 그 지역사회를 위해 굳건히 깊게 뻗어야 합니다. 경주신문은 경주의 가치를 찾아 발전시키고 시민을 존중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언론학자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동종 업계에서도 신문의 위기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합니다. 언론매체 간의 지나친 경쟁은 언론의 신뢰를 의심받게 했으며 저널리즘을 약화시켰습니다. 신문이 아닌 정보생산자(행정기관, 기업, 인터넷, SNS 등)의 팽창으로 정보의 다양성은 확대됐지만 질적 다양성은 축소돼 지역신문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합니다. ‘가짜뉴스’ ‘진짜뉴스’ 논쟁은 이제 일상화 됐으며 ‘좋은 뉴스’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지역이 골고루 발전하고 국민들이 서울공화국이나 수도권, 대도시가 아닌 어느 중소도시에 살더라도 행복할 수 있게 하려면 그 역할은 지역신문에서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경주신문이 뿌리를 내린 곳은 경주이며 앞으로도 지역발전과 시민의 행복권 추구를 지향할 것입니다. 창간 30년을 맞은 경주신문은 지역사회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지키고 경쟁력을 키우는 역할에 더욱 매진하는 공공의 길을 걸을 것입니다. 먼저 건전하고 올바른 정보로 좋은 기사를 전하겠습니다. 근거 없이 떠도는 내용, 비방하는 내용을 배제하고 각계각층, 각 분야에 보람과 용기를 주는 기사를 통해 살고 싶은 경주를 만드는데 일조 하겠습니다. 언론은 사회에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주신문은 지역사회의 모든 기능이 잘 순환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진실한 기사를 전하겠습니다. 지방자치시대 주체는 주민입니다. 지방의 권력은 주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주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경주시민이 지역사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이에 걸 맞는 정보를 제공하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주민의 주권이 올바로 행사될 때 경주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됩니다. 또한 경주사회에 봉사하는 언론을 지향하고 그 노력을 이어 가겠습니다. 지역의 물질적·정신적 자산발굴과 보존, 계승은 물론 인재 발굴과 육성 등 경주의 잠재력을 키우는 역할을 주도하겠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30년 간 경주시민의 지지에 힘입어 경주와 함께 해온 경주신문입니다. 30년 역사의 튼튼한 뿌리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깊이 내린 튼튼한 뿌리를 지역사회의 가치를 지키는 역사를 기록하는데 보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