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나라 안팎 사정은 여전히 안개정국이지만 새해를 맞는 저마다의 다짐은 의기충천(意氣衝天)하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올해 시정화두를 ‘일심만능(一心萬能)’으로 정했다. 시민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함께 나아간다면 못해 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시민과 열린 마음으로 멀리보고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나가겠다는 주 시장의 의지로 보여 진다. 주 시장은 올해 경주시정 핵심 키워드를 ‘경제살리기와 역사문화관광도시 위상 회복’으로 잡았다. 이는 주 시장이 급속한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일자리와 교육문제, 정부의 에너지정책 전환에 따라 원전산업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 활력 저하, 경기 침체와 도심공동화를 비롯한 대한민국 관광1번지 경주의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먼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직시하고 동참을 바란 것으로 보여 진다. 주 시장은 또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 저력을 되살리기 위한 5대 시정방향을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육성으로 열어가는 새로운 미래, 신라 천년이 살아 숨 쉬는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 새로운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과 균형발전, 젊은이가 돌아오는 풍요로운 농어촌 건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안전도시 등으로 정했다. 이는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의 위상과 그 가치를 높이고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보여 진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해 도정화두로 ‘환골탈퇴(換骨奪胎)’를 제시하고 완전히 변한 환경과 정서에 맞춰 우리도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일자리 부족, 저출생, 고령화로 지방소멸위기에 처한 암담한 현실에서 기존의 방식과 과거의 생각으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변화만이 경북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지사가 “한 사람이 변하면 개인사가 바꾸지만 우리 모두 함께 변하면 경북의 역사가 바뀐다. 모두 함께 변화의 새바람에 동참해 달라”고 주문한 것은 경북이 과거 영광에 연연해서는 현재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후 지방자치단체간의 무한경쟁은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어떤 지자체는 각고의 노력 끝에 경쟁력을 갖추어 탄탄한 기반을 다진 반면, 어떤 지자체는 예견된 변화에도 대응하지 못해 쇠퇴하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 뿐만 아니라 기업을 비롯한 여타 조직들도 마찬가지다. 경주의 정치 및 행정, 경제상황, 사회 환경 등에 대한전문성 있는 진단 필요, 이를 바탕으로 실천에 옮겨야 주 시장과 이 지사의 신년화두 핵심은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구성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주 시장의 의지가 지역사회에 녹아내리려면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경주의 정치 및 행정환경, 경제상황, 사회환경 등에 대한 전문성 있는 진단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준비를 통해 빠르게 실천에 옮기는 중요하다. 주 시장이 신년화두를 ‘일심만능’이라고 한 만큼 이제는 시민들의 여론을 정확히 파악해 이를 하나로 모으는 존중과 소통의 시정을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공직사회에 솔선수범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민의식을 탓하는 행정추진은 결국 시민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주 시장은 기해년 새해 업무 시작을 앞두고 가진 ‘청렴실천결의와 시무식’에서 공직과 일상 속에서 청렴을 실천할 것을 특별히 강조한 것도 열심히 일한 만큼 시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선 공직자들이 힘을 모으고 공정한 경주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주 시장이 지속발전 가능한 경주를 만들기 위해 홀로 초지일관(初志一貫) 하더라도 함께하지 않으면 좋은 정책들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본다. 경주의 경쟁력은 시민의 역량에서 나온다. 시대에 동떨어진 정치논리를 앞세우거나 편 가르기로서는 희망찬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권과 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시민들 간에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며 소통하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며 뽑은 사자성어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다. 맡은 책임은 무겁고 이를 실천할 길은 아득하고 어렵다는 뜻이다. 지도자의 의지만으로 뜻을 이루기는 어렵다. 감당하지 못한다면 결국 의욕으로 끝날 수 있다. 기해년에는 모두 역량을 하나로 모아 경주 위기 요인을 없애고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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