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간 보물의 명칭과 번호를 다른 유물과 혼동했던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가 본래 번호를 되찾았다. 문화재청은 30일 보물 제455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의 명칭을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황오동 금귀걸이는 보물 제2001호로 신규 지정했다. 이번 명칭 변경은 보물 제455호가 1966년 일본에서 환수된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임에도 불구하고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로 인식돼 온 것에 대해 바로잡는 조치다. 노서동 금귀걸이는 1967년 보물 지정 이후 각종 전시도록이나 자료에서 보물 제455호를 소개하면서 ‘황오동 출토 금귀걸이’ 사진으로 잘못 써왔지만 30년 넘도록 아무도 몰랐다.그러다 2000년 일본인 후지이 가쓰오(藤井和夫)가 “논문사진에 실린 사진이 노서동 금귀걸이가 아니다”고 알려오면서 이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2009년 뒤바뀐 보물 제455호를 처리하기 위해 열린 문화재위원회는 이 같은 오류를 잡기보다는 황오동 금귀걸이가 더 화려하다는 이유로 보물 455호로 지정했었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자문회의와 문화재위원회를 통해 2개의 신라 금귀걸이 가치를 재평가했고, 결국 보물 번호를 바로잡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지난 8월 23일 지정문화재 지정 및 명칭변경 예고를 거쳐 이번에 확정지었다. 이로써 1933년 발굴된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는 같은 고분에서 출토된 ‘경주 노서동 금팔찌’(보물 제454호), ‘경주 노서동 금목걸이’(보물 제456호)와 함께 보물 번호가 차례로 지정돼 효율적인 보존관리 기반을 갖추게 됐다.
보물 제2001호로 신규 지정된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는 1949년 황오동 52호분에서 출토된 귀걸이 한 쌍이다. 외형상 주고리[主環], 중간장식, 마감장식 등 삼단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신라 시대 5~6세기에 해당하는 유물이다. 접합 부위가 매우 세밀해 눈으로는 잘 확인되지 않을 만큼 세공기술이 뛰어나고 작은 구슬 장식도 매우 섬세하고 아름답다. 또한 입체형인 펜촉형 장식물 안팎으로 작은 금 알갱이를 촘촘하게 부착해 시각적인 화려함도 특징적이다. 이 귀걸이는 신라시대 경주에서 만든 전형적인 귀걸이 형태라는 점, 제작기법과 조형성이 우수하고 펜촉형 장식물의 창의적인 형태와 입체감이 돋보이는 점 등에서 신라 고분 금속공예품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하며, 신라 장신구의 발전과 변화를 고찰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편 문화재청은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와 함께 ‘이익태 지영록’,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서울 칠보사 목조석가여래좌상’도 보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