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카’ 또는 ‘한글대장경 본생경’을 읽을 때면, 경전 속 인물들의 외형과 심리적 묘사, 행동, 배경 등에 대한 설명들이 매우 생생하게 서술되고 있어 마치 바로 눈앞에서 한편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불교의 사상을 회화로 표현하고자 하는 저에게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는 보배창고를 만난 기분이었고, 이를 표현해 보고자 아잔타 제1굴과 제2굴의 도상을 재구성해보며, 조심스럽게 그 첫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법천 스님의 첫 번째 개인전 ‘현자 비두라 이야기’전이 오는 29일까지 JJ갤러리(관장 김정자)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서 법천스님은 황토, 백토, 모래, 석채, 토채 등을 재료로 사용했으며, 사찰의 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벽화의 오래된 질감을 생생하게 재현한 바탕에 부처님의 전생이야기인 ‘자타카’에서 전하는 교화의 내용을 18점의 작품으로 풀어냈다.
법천 스님은 “아잔타 석굴의 도상과 현자 비두라의 자타카 이야기를 대조하면서 시간의 순서대로 분할해 재구성했다”면서 “아잔타 석굴의 도상이 훼손도 심하고 관련 자료도 턱없이 부족해 작업 진행 중 난관도 많았다. 하지만 훼손된 부분으로 인해 동양화의 여백처럼 오히려 관람자가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제 작품 속에서도 응용됐다”고 설명했다.
불교회화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특히 불교의 설화나 교리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가 전개되는 불교회화 작품을 앞으로도 선보이고 싶다는 법천 스님은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쉽게 불교회화를 접하고 불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할 일”이라고 전했다.
법천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일반대학원 불교미술학과에 재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