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역이 오는 11월 1일 100주년을 맞는다. 코레일 대구본부 불국사역은 1918년 11월 1일 영업을 시작해 올해로 100년 역사를 간직하게 됐다.
불국사역은 일제강점기 건축됐지만 조선시대 전통건축양식을 도입한 역사(驛舍)로 유명하며, 코레일이 철도기념물로 지정한 역이기도 하다. 철도기념물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철도 유물에 대해 코레일이 지정하며,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과거 전주역, 남원역, 수원역 등이 전통건축양식으로 건축됐지만 철거되고, 현재는 경주역과 불국사역이 유일하게 남아있다.
불국사역은 오랜 기간 민간위탁으로 경영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거의 폐역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부임한 홍만기 불국사역장은 고객 불편사항을 직접 조사해 쾌적하고 아름다운 역 가꾸기에 직원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 다양한 층의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것.
주변에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 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이 있는 영지와 괘릉, 성덕왕릉, 효소왕릉, 구정동방형분, 아기봉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불국사와 석굴암만 찾는 실정이다.
이에 불국사역은 역광장에 대형 관광안내도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쉽게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자와 협의 중에 있다.
최근에는 미래 꿈나무인 유치원생들이 수시로 불국사역을 찾고 있어 코레일과 철도박물관의 지원으로 대합실 내 맞이방을 작은 철도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공간에는 ‘기차의 변천사’ ‘철도의 역사’ ‘한국철도가 걸어온 길’ 등의 내용을 담은 대형액자를 제작해 전시했다. 이외에도 100년 역사를 함께한 향나무 조경작업과 유휴지 정비를 비롯해 느린 우체통을 설치했다.
현재 불국사역은 동해남부선 여객열차인 무궁화호가 21회 정차하고 있지만 2020년 신노선이 개통되면 폐선될 예정이다.
홍만기 불국역장은 “100년 전통을 간직한 불국사역은 그동안 거쳐 간 사람들, 그리고 수학여행의 소중한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최근 폐선은 막아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아 마음이 무겁다”며 “폐선 보다 부전역과 태화강역은 불국사역까지 그대로 운행하고 불국사역에서 보문단지까지 새로운 선로를 놓아 보문역을 신설한다면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