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기꺼이 집과 땅을 팔아 학교를 설립하고 지키려고 애썼다. 해방 후 척박한 그때, 그들이 바라보는 미래의 세상은 예술로서 번혁되고 예술로서 우리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지역 유지들과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민간 주도의 학교인 경주예술학교. 신라천년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내재된 풍부한 예술적 토양은 당시 경주인에게 높은 자긍심을 심어줬고 예술의 가치를 일찍 일깨워 줬다. 6~7년 남짓의 경주예술학교의 존재가 오늘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이 주최·주관하고 (사)한국미술협회 산하 경주미술사연구회가 협력한 ‘2018 경주 근·현대미술사 학술세미나’가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1946년에 설립된 예술전문교육기관인 ‘경주예술학교’를 주제로 구성된다. 이번 세미나는 1946년, 해방이후 경주에 설립된 예술전문교육기관인 ‘경주예술학교’를 주제로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의 박선영 지회장이 좌장을 맡고, 5명의 미술계 전문가가 1부, 2부로 나눠 발제하고 종합토론 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세미나 1부는 최열 미술평론가의 ‘해방직후 미술교육기관 창설의 역사’에 대한 발제를 시작으로 펼쳐진다. 이어 홍익대 이애자 강사가 ‘경주문화협회 시기의 경주예술학교 교과과정’이란 주제로 현재 생존해 있는 경주예술학교 제1회 졸업생 조희수 작가 수업노트를 중심으로 발제가 진행된다. 다음으로 송재진 경북수채화협회 회장이 ‘경주예술학교 계보로 본 경주와 안동미술’을 주제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발표한다. 2부에서는 경주예술학교 출신 작고 작가 작품의 개인 소장가와 유족들을 추적하고, 관련 자료를 오랫동안 수집하고 연구 해 온 경주미술사 수석연구원 최용대 선생이 ‘경주예술학교 사람들’에 대한 발표로 시작된다.  이어 경주예술학교 초대교장인 손일봉 선생의 일본유학 시절 10년간 거주했던 북해도의 하코다테 시립미술관 이우치 카쓰 학예과장이 ‘손일봉과 훗카이도(北海道)’에 관한 주제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경주예술학교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발제가 각각 이어진 후 종합토론에 들어갈 예정이며, 종합토론에서는 경주예술학교를 취재해 최초로 계간미술에 소개하고, 관련 아카이브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아트인컬쳐 김복기 대표가 패널로 나서게 된다. (재)경주문화재단은 2011년 1월 설립된 이래 경주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문화관광 산업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과 시민 문화 복지 증대를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가운데 2015년 5월 경주예술의 전당 전시실을 제1종 공립미술관 ‘알천미술관’으로 등록했으며, 같은해 11월 ‘박목월 탄생 100주년 기념전 : 목월, 그림으로 환생하다’, 2016년 5월 ‘손일봉 탄생 110주년 기념전 : 어느 천재화가의 꿈’, 2017년 6월 ‘특별전 : 신화의 숲, 계림’ 등 지역미술의 역사와 콘텐츠로 기획전과 학술연구를 이어 온 바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좌장으로 참여하는 박선영 지회장은 “2014년부터 경주미술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왔던 경주미술사의 정립을 위한 연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당면 과제를 안고 협회 산하에 경주미술사연구회를 창설했다. 전문영역이라 할 수 있는 미술사 연구를 협회차원에서 추진하는데 있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으나 회원들의 성원과 연구원으로 참여해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면서 “민간에서의 자발적인 노력에 귀기울여 주고 협력해 준 경주문화재단에 감사한다. 이러한 협력이야 말로 지역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상생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재 진행형인 연구가 활발하게 지속되기를 바라며, 향후 관련 아카이브와 작품들이 경주시에 매입, 소장되기를 거듭 촉구하며, 깊이 소망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김아림 학예연구사는 “지역미술사는 한국미술사 하나의 뿌리다. 2016년 손일봉 탄생 110주년 기념전과 함께 진행한 학술세미나를 시작으로 올해 두 번째 같은 맥락의 학술세미나”라면서 “앞으로도 경주문화재단은 경주예술학교, 경주 작가들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학술세미나, 기획전, 특강 등 경주 근현대미술사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국미술사의 뿌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날에 맞춰 도서 ‘1946, 경주예술학교’도 발간한다. 참석하시는 선착순 150분에 한해서 무료로 배부할 예정이다”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알고 있어야 미래에 문화예술도 있는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 학술세미나를 참석해 우리 지역 미술의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문의 748-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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