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문을 지나 천상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다. 호법신장인 사천왕이 지키는 문이 천왕문이다. 사천왕은 원래 수미산 중턱에 있는 사천왕천에 있는 천신이었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에 감복하여 불법을 지키는 신장이 된 이들이다.
천왕문 안에서 각 신장이 지키는 위치는 사찰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법당 쪽에서 볼 때 왼쪽 안으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방 지국천왕(持國天王), 남방 증장천왕(增長天王), 서방 광목천왕(廣目天王), 북방 다문천왕(多聞天王) 순이다. 그리고 이들은 각각 보검(寶劍), 비파, 용과 여의주, 보탑(寶塔)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지물(持物)이 모두 일정한 것은 아니나 다문천왕이 보탑을 들고 있는 점은 거의 예외가 없다.
사천왕들은 발밑에 무서운 악귀나 마귀를 밟고 있는데, 이를 생령좌 또는 마구니라고 한다. 천왕문은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기에 이 문 밖은 천하(天下)가 되고 문 안쪽으로는 천상(天上)이 되는 것이다.
-스님의 사리를 모신 부도전(浮屠殿) 부도전이란 스님의 사리를 봉안한 석조물을 설치해둔 곳이다. 불국사에 부도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불국사 부도전은 천왕문과 해탈교 사이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불국사는 역사가 오랜 사찰로 부도가 여러 기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현재 부도전에는 옛 부도 6기와 최근에 조성된 3기가 있다.
이 부도전 아래로 불국사 주지를 역임하고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을 지낸 월산 대종사의 웅장한 부도와 탑비가 있다. 비로전 마당에도 1기의 부도[광학부도(光學浮屠)]가 있으며, 사찰 외곽에도 확인되지 않은 부도가 소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하나의 다리인 해탈교(解脫橋)를 건너다. 천왕문을 지나면 자그마한 다리가 있다. 해탈의 경계에 든다는 의미를 가진 해탈교이다. 해탈(解脫)이란 번뇌의 얽매임에서 풀리고 미혹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본디 열반과 같이 불교의 궁극적인 실천 목적이다.
해탈교는 반야교와 달리 수평으로 조성되어 있다. 수미산 정상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행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의미에서 편하게 건널 수 있도록 조성했을 것이다. 이 다리 역시 반야교와 마찬가지로 복원공사를 하면서 새로 만든 다리이다.-불이문(不二門)을 통과하여야 불이(不二)의 경지에 도달한다. 불이문은 진리를 상징하는 문으로 해탈을 얻게 된다고 하여 해탈문, 또는 극락문이라고도 한다. 해탈을 하고자 하는 구도자가 천왕문을 지나 수미산에 오르면 제석천왕(帝釋天王)이 다스리는 도리천이 있고 도리천 위에 불이(不二)의 경지를 상징하는 불이문이 있다. 불이란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니요, 세속과 부처의 세계, 선악, 유무, 깨끗함과 더러움 등 상대적 개념이 모두 둘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 불이문을 들어서면 부처님의 나라인 불국정토, 즉 법당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불국사에는 자하문을 지나면 석가여래가 주석하고 있는 대웅전, 안양문을 지나면 아미타여래를 모신 극락전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자하문과 안양문이 불이문에 해당된다.
그런데 불국사에는 서쪽에 있는 후문이 불이문으로 잘못 안내되어 있다.
1960년대 말 경주관광종합계획이 수립되고 1971년부터 대대적으로 불국사 복원공사를 하면서 현 성보박물관 자리에 있던 불국사관광호텔을 철거하고 남쪽으로 사역(寺域)을 넓히면서 일주문과 천왕문을 새로 건립하였다. 이전에는 현 후문 즉 불이문으로 알려진 문이 주 출입구였다. 만약 이곳이 당시의 불이문이라면 더 앞쪽에 천왕문과 일주문이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