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불법 반출돼 현재 청와대 내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불여래좌상(보물 제1977호)’의 경주 반환운동이 민간 주도에서 경주시, 경주시의회,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범시민추진위원회로 확대결성해 활동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 불상은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됐다가, 올해 4월 12일 문화재청이 보물 제1977호로 지정하고 명칭도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으로 바꿨다. 문화재계에서는 이 석불을 ‘석굴암 본존불과 비견되는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의 불상’이라고 할 정도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 석불은 일제강점기 초기인 1912년 11월 데라우치 마사타케 초대총독이 경주를 들락거리다가 유심히 보고 마음에 들어 하자 일본 상인이 진상을 위해 바친 것으로 1913년 조선총독부관저로 옮겨지게 된다. 그리고 조선총독부에서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106년이란 세월동안 고향 경주를 떠나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작년 제72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 소재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의 혜문스님이 반환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올리면서 촉발됐으며, 경주지역 문화계 및 시민단체 등이 작년 9월 28일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를 발족하면서 조직적인 반환촉구 운동이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곧장 경주로 되돌아 올 것 같았던 석불은 지난 4월 보물로 승격되는 것에 그치고 불교계의 반대에 부딪혀 반환추진이 지지부진해 지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수많은 우수한 문화재가 열강으로부터 수탈을 당했지만 지금까지 국내로 돌아온 것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 문화재를 되찾는 일은 민족의 자긍심 회복이며, 특히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보내는 것은 유구한 우리역사문화의 맥을 잇게하는 역사바로세우기라 사료된다. 그동안 이 석불을 경주로 옮겨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경주사회의 역량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민간단체와 행정, 의회가 함께 합심한다면 반드시 성과를 거두리라 보여진다. 모처럼 모아진 경주사회의 의지가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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