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 즉, 불보(佛寶)·법보(法寶)·승보(僧寶)를 삼보(三寶)라고 한다. 불보는 진리를 깨친 모든 부처님, 법보는 모범되고 바른 부처님의 가르침, 승보는 화합하고 깨끗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하는 사람으로 스님을 지칭한다. 이 삼보의 으뜸으로 삼는 사찰이 있으니 영축산 통도사(通度寺)와 가야산 해인사(海印寺), 조계산 송광사(松廣寺)이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어 불보사찰, 해인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이 있어 법보사찰, 송광사는 국사(國師)의 칭호를 받은 16명의 고승을 배출함으로써 승보사찰이 되었다. 이곳 불국사는 삼보사찰 이상으로 불교신도만이 아닌 전 국민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사찰로 부처님 나라의 사찰이다. 사찰은 평지나 석굴의 형태로 있는 것도 있으나 큰 규모의 사찰은 주로 산 속에 있다. 사찰에 이르기까지 다리를 건너고 여러 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건너는 다리 하나, 우리가 지나가는 문 하나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흔히 절에 들어서기 위해서 극락교를 지나 일주문(一柱門), 금강문(金剛門), 천왕문(天王門), 불이문(不二門)을 지나게 되는데 이를 산문(山門)이라 하고, 그중에서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이 삼문(三門)이다. 이 곳 불국사는 일주문을 지나 반야교를 건넌 후 천왕문을 통과하고 자하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또 안양문을 지나 극락전에 이르도록 되어 있다. -일주문(一柱門)은 진리의 터전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서는 첫 문이다. 속세를 벗어나 부처님의 땅인 진리의 터전으로 들어서는 관문인 것이다. 일주문에는 ‘○○산 ○○사’라는 그 산사의 이름이 걸린다. 또 일주문의 좌우 기둥에는 그 사찰의 위치나 사격(寺格)을 나타내는 주련(柱聯)이 걸리기도 하는데 불국사 일주문은 예외적으로 ‘佛國寺’라고 단순하게 절의 이름만 적힌 편액이 걸려 있다. 이 일주문은 1973년 중창 당시 새로 세워진 문으로 조선시대 양식의 맞배지붕에 한 칸 문이다. 일주문이라고 해서 글자 그대로 기둥 한 개로 된 문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둥의 숫자가 대개 두 개 혹은 네 개로 되어 있는데 한 줄로 늘어서 있기 때문에 일주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직선상에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린 것은 일심(一心)을 의미한다. 분별심을 버리고 한마음으로 이 문을 통과해서 부처님께로 다가오라는 의미이다. 신도들은 일주문에서 합장 반배(半拜)의 절을 올리고 들어와야 한다. 하동 삼신산 쌍계사와 문경 운달산 금룡사 일주문 기둥에는 ‘入此門來(입차문래) 莫存知解(막존지해)’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선승 보안선사(普岸禪師)의 법문에 등장하는 구절로 ‘이 문 안으로 들어와서는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세간의 알음알이로 해석하려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불국사에 대해서 글을 쓰자니 먼저 이 구절이 생각난다.-반야교(般若橋)를 건너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의 길로 들어선다. 일주문을 지나면 아름답게 조성된 연못을 만나게 된다. 1973년 불국사를 복원하면서 ‘월지’를 참고로 하여 조성한 연못이다. 이 연못을 건너는 홍예교(虹蜺橋, 무지개 다리)가 바로 반야교이다. 이 다리는 수미산 초입에 들어서는 중생들이 가파른 수미산을 오르는 고행을 체험하라는 의미에서 약간 둥글게 만들었다. ‘반야(般若)’란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 즉 온갖 망상에서 벗어나 존재의 참모습을 앎으로써 성불에 이르게 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따라서 반야교를 건너는 것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의 길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